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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뷰] <토르: 천둥의 신>, 셰익스피어가 마블코믹스를 스쳐지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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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뷰] <토르: 천둥의 신>, 셰익스피어가 마블코믹스를 스쳐지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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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북유럽신화. 어벤저스. <올드보이> 이후 최고의 망치. 나탈리 포트먼은 이번엔, 그냥 예쁘다. 아사노 타다노부는 가구 혹은 병풍. 로키는 BBC <왈렌더>의 톰 히들스톤.

3줄요약토르는 신의 세계 아스가르드의 왕자다. 그는 요툰하임의 얼음괴물들에 복수를 꾀하려다 오히려 아버지 오딘의 분노를 사 지구로 추방된다. 토르가 없는 사이 아스가르드는 동생 로키의 차지가 되고, 토르는 지구와 아스가르드를 구하기 위해 나선다.


이 영화는 OO다.
<토르>는 셰익스피어가 마블 코믹스를 스쳐지나간 영화다.
<토르: 천둥의 신>(이하 <토르>)은 마블 코믹스의 캐릭터 중 유일하게 사람이 아닌 슈퍼히어로다. 제목 그대로 신인 토르는 스탠 리가 창조한 영웅들 중에서도 거의 유일하게 원형의 형상을 갖고 있는 ‘비창의적’ 캐릭터이기도 하다. 천둥과 번개, 폭풍을 다스림으로써 농경사회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지녔던 신이 지구를 지키는 영웅으로 재탄생한 셈이다. 태생이 하늘인지라 영화는 불가피하게 하늘과 땅이라는 2개의 평행 세계를 그린다. 토르는 늙고 지친 아버지가 있는 신의 세계도 지켜야 하고 새 여자친구가 사는 지구도 지켜야 한다. 그렇지만 자신에게 절대적 힘을 주는 망치 ‘묠니르’도 없는 마당에 지구에 떨어진 그는 덩치 크고 잘생긴 털복숭이 얼뜨기에 불과하다. 후진하는 차에 치이고 애견숍에 가서 말을 내놓으라는 둥 의도치 않은 실수를 연발한다. 할리우드에서 흔히 지칭하는 ‘물 밖에 나온 물고기식 코미디(fish-out-of-water comedy)’라고 지칭하는 하위 장르의 유머가 뜻밖의 즐거움을 준다. 영화의 관람 포인트는 <트랜스포머> 같은 압도적인 컴퓨터 그래픽 영상이 아니라 이 같은 유머나 극중 캐릭터들의 관계다.


까칠한 시선
깨고 부수는 게 전부인 슈퍼히어로 영화들에 비하면 <토르>는 무척 지적인 영화임에 틀림 없다. 주인공을 둘러싼 주변 인물들의 갈등 관계를 진지하게 풀어낸 점도 칭찬할 만하다. 그러나 <토르>는 별개로 진행되는 아스가르드의 이야기와 지구의 이아기를 동시에 펼쳐내느라 힘겨워 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특히 독선적이고 오만한 성격의 토르가 지구에 내려와서 착한 영웅이 되는 과정은 조금 급작스럽다. 무의미하게 낭비되는 캐릭터가 많은 것도 이 영화의 단점이다. 토르의 친구들은 마치 움직이는 액션 피겨처럼 보인다. 특히 그중 일본배우 아사노 타다노부는 자신의 장점을 전혀 살리지 못한 채 가구처럼 자리를 채우기만 한다. 클라이맥스의 액션 신도 다소 아쉽다. 2D를 변환한 3D 영상에도 크게 기대할 바는 없다.

[데일리뷰] <토르: 천둥의 신>, 셰익스피어가 마블코믹스를 스쳐지났을 때 토르와 라이벌 관계인 동생 로키(톰 히들스톤, 사진 왼쪽), 토르에게 사랑을 느끼게 해주는 제인(나탈리 포트먼).


스타플레이어
톰 히들스톤 영화의 주연배우인 크리스 헴스워스가 눈에 띄는 건 당연하다. 190cm가 넘는 키에 균형 잡힌 몸매의 그는 토르를 연기하기에 제격이다. 지성미와 백치미를 겸비한 그는 영화 속에서 상반신을 벗고 나오는 서비스도 잊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 영화에서 주목할 만한 배우는 토르의 라이벌 로키 역의 톰 히들스톤이다. 케네스 브래너 감독이 주연과 연출을 맡은 영국 TV시리즈 <왈렌더>에 출연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은 그는 <토르>에서도 형에 대한 질투와 권력에 대한 욕망에 사로잡힌 로키의 복잡다단한 면을 다층적으로 그려낸다. 슈퍼히어로 영화 속의 평면적인 악당과 근본적인 차이를 보여주는 그의 출중한 연기는 스필버그의 <워호스>, 우디 앨런의 <미드나이트 인 파리>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다.


10 아시아 글. 고경석 기자 kav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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