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등 수혜 예상으로 주가상승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 커피와 담배가격이 연달아 인상된 가운데 가격을 올린 업체보다는 경쟁업체들에게 주가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외국계 담배업체들이 연달아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KT&G의 주가가 오르고 있다. 가격인상 동참여부를 떠나 수혜가 예상된다는 판단이다.
26일 KT&G는 전일 대비 1.03% 오른 5만8800원에 거래를 마치며 5거래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정작 KT&G는 가격을 올리지 않았음에도 타사의 가격 인상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
다국적 담배회사인 BAT코리아는 지난 21일 던힐, 켄트 등 주요 제품 가격을 8% 인상키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던힐과 켄트 1갑의 가격은 다음 주부터(늦어도 5월1일) 기존 2500원에서 2700원으로 오르게 된다. BAT코리아는 국내 담배시장에서 약 18%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계 담배회사인 JTI코리아도 다음달 4일부터 '마일드세븐'과 '셀렘' 등 2종 12개 제품의 값을 기존 2500원에서 2700원으로 200원(8%) 올리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JTI코리아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7%다.
외국계 업체들의 가격 인상으로 KT&G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가격 인상에 동참하게 되면 실적 개선 효과를 볼 수 있고 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경우에는 시장점유율을 지킬 수 있다.
지기창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KT&G(58%)의 가격 인상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 "담배는 음식료 가공품 중 소비자물가지수 가중치가 가장 높은 품목으로 최근 물가 인상을 자제하는 분위기에서 물가지수 가중치가 높고 서민생활과 밀접해 가격 인상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지 애널리스트는 "하지만 KT&G도 9년만에 순매출단가를 인상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고 가격 인상을 하지 않을 경우 속절없이 빠지던 내수 시장점유율 방어에 긍정적일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커피 가격인상의 여파도 도미노 효과를 불러오고 있다. 동서식품은 25일부터 커피의 출고가격을 9.0~9.9% 인상했다. 자회사인 동서식품의 가격 인상 여파로 동서의 주가는 소폭의 오름세를 보였으나 26일에는 약세로 돌아섰다.
반면 커피믹스 동서식품에 도전장을 낸 남양유업의 주가는 연일 상승세다. 남양유업은 26일 전일 대비 1.43% 오르며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시장에서는 동서식품의 커피믹스 가격 인상으로 남양유업의 시장 점유율 상승을 예상한 셈이다.
커피믹스 시장은 동서식품이 약 75%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우위를 지키고 있고 네슬레가 17% 정도로 2위를 유지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말 커피믹스 시장에 뛰어들어 선전하면서 2위 자리를 넘보고 있는 상황이다.
남양유업은 당분간 가격 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여 경쟁업체인 동서식품의 가격 인상이 남양유업에게는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송화정 기자 yeekin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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