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태국과 캄보디아가 나흘째 국경분쟁을 이유로 교전을 벌이고 있다. 태국 언론은 이번 교전의 원인을 태국과 캄보디아 국경 지역에 위치한 인기사원 프레아 비히어를 둘러싼 영토 싸움에서 불거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태국 언론인 방콕포스트는 25일 "캄보디아의 훈센 총리와 장남이자 교전 사령관인 훈 마넷이 국경분쟁으로 인한 태국과 캄보디아 간의 휴전을 위한 협상 테이블로의 복귀를 거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24일 캄보디아 국방부가 성명을 통해 "캄보디아는 22일(현지시간) 태국군이 타카이 사원의 서쪽 400m지역에 군대 시설인 연료창고와 벙커를 짓고 있어 이를 경고하면서 사격을 먼저 개시한 것"이라면서 "태국은 2000년 맺은 태국-캄보디안 간의 양해각서 내용 중 군대 시설을 수정하는 행위를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은 태국 북동부 수린주 인근 국경지대에서 나흘째 교전을 벌이면서 국경지대의 주민 4만여명이 피신하고 군인 11명이 전사했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800km에 걸쳐 국경을 접하고 있으나 캄보디아 내전 당시 다량의 지뢰가 국경지대에 매설됐다는 이유로 측량 및 확정작업을 하지 못하면서 국경지역을 둘러싼 분쟁이 매년 이어져오고 있다.
특히 태국-칸보디아는 양국 접경지대에 위치한 11세기 힌두사원 '프레아 비히어'의 영유권을 놓고 국경분쟁을 매우 심각하다. 2008년 7월 프레아 비히어 사원이 캄보디아의 요청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뒤 관광객이 몰리면서 격화되는 양상이다.
이에 지난 2000년 프레아 비히어 처리 문제를 놓고 평화적 약속을 이행토록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후 태국-캄보디아 간의 국경은 평화상태인 기간 동안엔 태국과 캄보디아 군인들은 프레아 비히어 사원 인근에서 서로 어울려 식사를 하기도 운동을 함께 즐기기도 했다.
방콕포스트는 이번 교전의 원인을 캄보디아가 2000년 체결한 양해각서를 어기고 프레아 비히어 사원을 자국 문화유산으로 여기는 행태가 문제가 된 것으로 지적했다.
방콕포스트는 소식통을 인용, "최근 동남아시아 불교 국가들의 전통 신년 축제인 태국의 송크란 축제 기간에 훈 마넷 캄보디아 사령관이 교전 지역인 프레아 비히어 사원에 방문해 군인들에게 조사를 지시하면서 태국과 마찰이 발생한 것"이라고 전했다.
타와차이 사무사쿤 태국 부사령관은 "이번 사격은 캄보디아 훈센 총리가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어내기 위해 사격을 먼저 지시에 의한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국제재판소는 지난 1962년 프레아 비히어 사원이 캄보디아 영토에 속한다고 판결했으나 태국 측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
방콕포스트는 "이번 교전을 계기로 캄보디아는 프레아 비히어 사원을 둘러싼 영토 문제에 대해 다시 국제사회의 관심으로 끌려고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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