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역시 '큰 경기의 사나이'다운 해결사 본능이었다.
박지성은 13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잉글랜드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첼시와의 '2010/2011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오른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 결승골까지 터뜨리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후반 33분 상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며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린 박지성은 긱스의 침투패스를 받아 가슴 트래핑한 뒤 환상적인 왼발 발리 슈팅으로 결승골을 뽑아냈다. 전반전 상대 수비수와 부딪히며 눈윗 부분이 찢어져 출혈이 일어났음에도 풀타임을 소화해내는 '부상 투혼'도 펼쳤다.
그의 활약 속에 맨유는 첼시를 종합전적 2전 전승으로 누르고 준결승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맨유는 샬케04-인테르의 8강전 승자와 결승진출을 놓고 맞붙게 된다.
박지성은 그동안 강팀과의 빅매치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맨유 입단 후 6시즌 동안 171경기에 출전해 23골을 기록했다. 많은 골은 아니었지만 강팀을 상대로 득점력이 집중됐다.
그는 첼시 뿐 아니라 리버풀, AC 밀란 등을 상대로도 득점포를 가동했다. 특히 아스날전에서는 4골을 넣었다. 스스로도 "강팀과의 경기에 나서면 왠지 강해지는 느낌이 들고, 힘이 더 넘치는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을 정도다.
득점의 순도도 높다. 챔피언스리그 통산 4골을 넣은 박지성은 준결승전에서 2골(AC밀란,아스날), 8강에서 1골(첼시), 16강전 1골(AC밀란)을 넣었다. 결정적인 순간 킬러 본능이 발휘된 셈이다. 특히 이날 경기에서는 후반 32분 디디에 드로그바의 만회골이 나온 지 1분 만에 결승골을 터뜨렸다. 첼시의 추격의지를 완전히 꺾어버리는 환상적인 골이었다.
박지성은 이날 경기에서 득점 외에도 폭넓은 활동량과 적극적인 수비가담으로 상대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특히 첼시는 탄탄한 맨유의 수비에 막혀 중앙 대신 측면 공격에 주력했지만 박지성의 강한 압박에 밀려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했다.
더불어 49개의 패스 시도 중 43개를 성공시키며 88%의 팀내 패스 성공률 1위를 기록, 공수의 연결고리 역할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전방위적인 맹활약을 펼치며 '강팀 킬러'의 면모를 재확인한 박지성. 12년 만의 트레블(3관왕)에 도전하는 맨유의 든든한 버팀목임에 틀림없다.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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