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4월의 첫 날 코스피 지수가 마감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2121선에 올라섰다. 불과 2주 전 일본발 악재에 장 중 1880선까지 폭락하던 모습을 떠올리면 '거짓말 같은' 결과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수 상승에 걸림돌이 됐던 대외 악재에는 이미 내성이 생긴 상태라고 평가했다. 우려감이 선반영 된 상태에서는 '불확실성 완화에 따른 기대감'이 더 크게 부각될 수 있다는 것. 이와 함께 이번달부터는 내부적인 주가 리레이팅(재평가)도 동반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4월 타깃 코스피를 2200 내외로 잡으며 당분간 랠리는 지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많이 오르고 조정은 적게 받는 전형적인 강세장의 리듬이 이어지고 있다"며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에 따라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은 다시 펀더멘털로 회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다음주는 업종 및 대·중·소형주의 상대수익률 비교 속에 '소외 업종·종목들의 키 맞추기'가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수 숨고르기가 진행된다 해도 일시적일 것이며 그 폭 역시 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약간의 숨고르기는 있을 수 있지만 이번달 중순께 한국의 펀더멘털 모멘텀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마인드를 유지하는 가운데 저가매수 기회로 삼는 전략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직 실적전망치 상향조정 여력이 많이 남아있다는 점도 가격 부담을 완화시켜 줄 것이라는 설명이다.
외국인의 '사자' 행진 역시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봤다. 외국인은 지난달 16일부터 이날까지 13거래일간 코스피 시장에서 3조6600억원 이상을 사들였다. 특히 지난 이틀간 동시호가에서 5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하는 등 '뒷심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같은 베팅은 앞으로의 장세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인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막판 종가에 걸었다는 것 자체가 이후 장세를 좋게 보고 있다는 반증이라는 것.
신흥시장으로의 자금 유입 역시 외국인 순매수 지속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아시아 펀드로 10주 만에 자금이 유입됐다"며 "규모는 크지 않으나 이를 통해 위험자산 수요 재개 및 선진시장 선호현상 완화 움직임을 읽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시장의 외국인 매수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투자유망 업종으로는 이익모멘텀 및 가격매력이 부각되는 자동차, 화학·정유, IT 등이 꼽혔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익 모멘텀이 양호한 자동차, 화학·정유의 긍정적인 흐름은 지속될 것이고 이익 모멘텀과 가격매력이 부각되는 은행업종에 대한 관심도 유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등 IT업종의 경우 이익 하향조정에 따른 심리적 위축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인 가격매력이 부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지형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주가 레벨보다 타이밍을 매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분기 어닝시즌과 관련해 업종·종목별 주가 차별화를 염두에 두라는 것. 소재, 에너지, 금융(은행) 등 1분기 실적이 좋은 쪽은 선취매하되, IT, 산업재 등 차후 기대되는 쪽은 실적발표 이후에 매수하라는 설명이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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