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뒤 글로벌 톱 되겠다
국내서 검증된 기술·노하우, 글로벌 시장 적용
매년 30% 성장…올 해외수주 65억달러 목표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건설)에서 해외는 '퍼플오션'(Purple Ocean)과 같다.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을 벗어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 '블루오션'이라면 퍼플오션은 레드오션과 블루오션을 결합한 틈새를 의미한다. 삼성건설의 해외 퍼플오션 전략에도 기존 국내외 주요 사업장에서 검증받은 사업을 새로운 해외시장에 적용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플랜트' 퍼플오션의 핵심
해외시장의 퍼플오션 전략이 가장 활발한 곳은 해외 플랜트 시장이다.
삼성건설은 2000년 싱가포르 세라야 복합화력발전소, 2003년 인도네시아 무아라타와르 가스터빈발전소, 2007년 싱가포르 아일랜드파워 복합화력발전소, 2008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알수웨이핫 S2 민자담수발전 건설 등을 거치며 플랜트 분야의 강자로 부상했다. 최근 기공식을 한 UAE 원자력발전소 시공에도 참여 중이다. 국내에서도 당진화력 1&2, 3&4, 7&8과 하동화력 7&8을 성공적으로 건설했다.
특히 UAE 아부다비 알수웨이핫 S2 민자담수발전 공사는 플랜트분야의 꽃이라고 불리는 발전플랜트를 EPC(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 턴키방식으로 수주하면서 세계적인 지명도를 확보했다. EPC 방식은 폐열회수보일러와 발전주변설비 공급, 전기설비설치공사 등 프로젝트 설계부터 기자재 제작, 설치, 시운전에 이르는 전 과정을 일괄 수행하는 것이다.
삼성건설은 이같은 프로젝트를 통해 검증된 실력을 토대로 올해 사우디아라비아ㆍ쿠웨이트ㆍ카타르 등 중동지역과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에 새롭게 진출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단행된 조직개편에서 그동안 플랜트사업본부에 속해있던 플랜트, 발전과 원자력을 분리해 별도 사업부로 독립시키고 해외영업에 나설 글로벌마케팅 사업부를 강화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발전플랜트와 원자력 발전소 중심이었던 사업분야도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발전, 환경, 물 관련 플랜트 등으로 확장 중이다.
◆대표적인 내수사업 '주택'도 해외진출
전통적인 레드오션으로 꼽히는 주택사업 분야에서도 해외에 초점을 맞춘 퍼플오션 전략을 짰다.
중국 톈진시에 조성되는 '톈진 에코시티' 건설사업이 대표 사례다. 톈진에코시티는 중국 톈진시 빈해신구 북부지역에 들어서는 인구 35만명 규모의 친환경 신도시다. 부지 면적은 34.2㎢에 이르며 11만가구의 주거시설과 상업ㆍ산업시설이 들어선다. 삼성건설은 에코시티 1단계 1a구역(5만4천900㎡)에 지하 1층, 지상 8~24층짜리 11개동 640가구의 아파트와 부대복리시설을 건설하게 된다. 주택 분양은 이르면 올해 말부터 시작된다.
삼성건설은 이 사업과 관련해 톈진에코시티의 개발회사인 SSTEC와 6대4의 비율로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고 사업권을 확보했다. SSTEC은 주택사업을 총괄하고 삼성건설은 주택상품 설계와 시공관리, 마케팅 등 종합건설사업관리(PMㆍProgram Management)를 맡게 된다. 사업비는 매출액 기준 총 1억3900만달러이며 이 중 5600만달러가 삼성건설 몫이다.
삼성건설은 앞으로 남미, 아시아 등 해외시장에서의 친환경 도시개발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모색할 계획이다.
◆토목도, 개발사업도 해외 초점
토목분야에서도 지하공사 및 교량, 항만 등에서의 최고의 기술력과 수행능력을 바탕으로 올해 전 세계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더불어 해외개발사업, 자원개발과 연계한 인프라 사업과 같은 신규 사업기회를 발굴하고 조기사업화해 나갈 예정이다.
신상품과 신시장 등 개척과 조기 사업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삼성건설은 우선 북아프리카를 비롯해 동남아시아와 서아시아, 중앙아시아, 남미 등 점진적으로 전략지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우선 올해 인도에 서남아 총괄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는 현지 완결형 수주 영업을 해서 스피드 있는 경영활동을 위한 취지이자 지역적인 역량집중을 위한 것이다. 국내 업체들의 진출이 저조한 미국과 캐나다 등 선진국 시장도 눈여겨 보고 있다.
개발사업 역시 지분투자를 통한 운영사업을 비롯해 사업기획에서 사업타당성 조사, 종합계획 수립 등 분야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플랫폼을 구축해 중장기적으로 선진화된 해외사업을 전개할 방침이다.
◆2015년 글로벌 초일류 건설사 목표
해외에 초점을 맞춘 퍼플오션 전략을 통해 매년 30% 이상 성장, 2015년 글로벌 초일류 건설사로 도약하겠다는 게 삼성건설의 중장기 목표다.
단기적으론 올해 총 수주의 45% 가량을 해외에서 거둬들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해외수주 목표액은 65억달러다.
정연주 삼성건설 사장은 "해외 부동산ㆍ인프라 시설의 개발 및 운영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선정하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고객보다 먼저 발굴, 제공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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