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건설)이 올해 첫 분양 일정으로 잡았던 서울 옥수12구역의 옥수 래미안 리버젠 사업이 미뤄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3·22 부동산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분양가 상한제 폐지 방침이 발표되면서 재개발조합에서 분양일정을 미루자고 요구하고 나선 탓이다.
29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3월말 분양예정이던 서울 옥수12구역의 옥수 래미안 리버젠은 30일 조합 이사회의 대의원 총회를 통해 분양 일정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 방침 발표 후 재개발조합 내 분양 일정을 미루자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기 때문이다.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 이 아파트의 3.3㎡당 분양가는 1900만~2000만원선에서 조율 중이었다. 하지만 재개발조합은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된다면 지금보다 3.3㎡당 200만~300만원 정도 더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 분양가가 올라가면 사업비가 늘게 돼 조합원의 부담이 준다. 3월말 분양 예정이었던 옥수 래미안 리버젠의 분양 일정이 삐걱거리게 된 주된 이유다.
이로 인한 발등의 불은 삼성건설이다. 부동산시장 침체 장기화 등으로 올해 분양사업 계획을 고심해왔던 삼성건설이 마수걸이(맨 처음 물건을 파는 일) 상품으로 옥수 래미안 리버젠을 꺼내든 것은 흥행에 성공할 것이란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서울 대도심에 공급되는 옥수12구역은 1821가구(일반분양 90가구)의 대단지에 소형부터 대형까지 골고루 섞여 있어 큰 관심을 받아 온 단지다. 특히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아 대표적인 알짜 재개발 물량으로 꼽혔다.
하지만 분양가상한제 폐지 발표로 옥수 래미안 리버젠 분양일정이 불투명해지면서 올해 이 회사 분양사업 계획 자체에 혼란이 생긴 상태다. 올해 예정된 분양 물량에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가 많다는 점도 고민스럽다. 가뜩이나 분양가상한제 폐지에 대한 여야의 이견이 커 법안 통과도 쉽지 않은 상태라 자칫 올해 분양 사업 전체를 수정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분양가상한제 폐지 이후로 분양 시기가 미뤄지면 금융비용의 증가도 부담이다. 만약 상한제 폐지로 분양가가 인상된다면 미분양 우려도 있다.
삼성건설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 법안이 통과되지 않을 수 있어 사업 지연이 우려된다"며 "상한제를 적용받아 분양이 성공한다면 전체적으로 프리미엄이 붙을 가능성이 커 조합에도 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재개발 사업은 조합이 주도하기 때문에 시공사 의견이 반영되기 어렵다"며 "조합의 결정을 기다릴 수 밖에 없다"며 답답해했다.
한편 삼성건설은 올해 아파트 1만4514가구를 분양한다. 이 중 일반분양은 절반 정도인 7552가구다. 모두 서울과 수도권에 공급되며 1000가구 이상 대규모 단지가 많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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