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도형 기자]"탁구 스매싱하고 페널티킥 연습하기, 집에 1시간 늦게가기…"
일선 학교 선생님들이 스스로 체벌 아이디어를 내놨다. 국내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안양옥)는 지난달 14일부터 보름동안 전국 초ㆍ중ㆍ고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체벌금지 이후의 학생지도방법 개선을 위한 대체벌 아이디어를 공모한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교사들이 낸 아이디어는 크게 학습벌형과 자기성찰형, 봉사활동형 그리고 간접체벌형 등으로 나눠졌다. 한 교사는 문제 학생에게 쉬는 시간마다 교무실에 들러 정해진 용지에 반성의 문구를 적도록 해 큰 효과를 거뒀다며 아이디어를 냈다. 다른 교사는 교실이나 화장실 청소와 같은 벌을 스스로 선택하고 실천하도록 해 아이들의 평가를 통해 통과 여부를 결정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 교사는 "선생님도 책임이 있으니 같이 하자"며 함께 할 경우 학생들과 친밀감도 높아지고 효과도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자기성찰ㆍ상담형 대체벌로는 교실 뒤에 서있기ㆍ반성의 의자ㆍ자기고백ㆍ참선ㆍ반성문 쓰기ㆍ학부모 상담 등이 노작ㆍ봉사활동형에는 장애학생 도우미ㆍ양로원 봉사ㆍ화장실 청소 등이 포함됐다.
이 밖에 학습벌은 교과서 베껴쓰기나 독후감 쓰기 과제를 부여하는 방법이 제시됐다. 특히 귀가시간을 30분∼1시간가량 늦추거나 점심시간 등에 공부를 시키는 '타임아웃제'로 학생지도에 큰 성과를 올렸다는 교사들도 적지 않았다. 간접체벌 방법으로 제시된 '제자리 멀리뛰기'와 만보기 착용후 제자리 빨리 걷기, 탁구 스매싱, 페널티킥 연습 등도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도 초등학생은 '노래부르기'를 비롯해 '청소하기', '운동장 돌기' 등의 벌칙을 선호하는 교사들이 많았다. 왕복 오래달리기와 지압매트에 손바닥 누르기처럼 강도는 낮아도 신체에 직접적인 고통을 주는 방안도 일부 나왔지만 채택되지 않았다.
김동석 교총 대변인은 "체벌금지 이후 학교현장의 혼란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정작 구체적인 체벌 대체안에 대한 논의가 지지부진한 까닭에 공모를 진행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학교 현장에 적합하고 일반화가 가능한 대체벌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수집해 교과부와 시ㆍ도교육청에 제시하고 일선 초ㆍ중ㆍ고 교사들도 참고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kuer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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