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꽃샘추위와 함께 침체에 빠진 한국영화가 코미디 장르 신작들과 함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달 31일 개봉하는 '위험한 상견례'를 필두로 '수상한 고객들' '적과의 동침' '써니' 등이 4, 5월 극장가를 공략할 태세다.
코미디 장르의 한국영화 신작들이 눈에 띄는 이유는 지난 3월 한달간 극장가를 외화에 내줬기 때문이다. 지난달 마지막 주 '아이들..'이 1위에 오른 것을 끝으로 한국영화는 '블랙 스완' '월드 인베이젼' '킹스 스피치' 등에 3월 박스오피스 1위를 양보했다.
한국영화 중 3월 한달간 가장 성공한 작품은 '그대를 사랑합니다'로 지난달 '아이들...' '만추'와 함께 개봉한 뒤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120만 관객을 넘어섰다.
3월 개봉한 한국영화들은 성적이 썩 좋지 않다. 임창정 주연의 '사랑이 무서워'와 임권택 감독의 '달빛 길어올리기'를 비롯해 24일 개봉한 윤은혜 주연의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와 장진 감독의 '로맨틱 헤븐' 등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뒀다.
한국영화의 위기가 이야기되는 것은 3월 흥행 결과 때문만은 아니다. 4월 28일 '토르: 천둥의 신'을 시작으로 '캐리비안의 해적 4 - 낯선 조류'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쿵푸팬더2' '트랜스포머3' 등 할리우드 대작들의 공습이 6월 말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항하는 한국영화는 주로 코미디 장르의 작품들이다. 지역감정과 가족 코미디를 결합한 '위험한 상견례'를 시작으로 감동과 웃음을 결합한 '수상한 고객들', '웰컴 투 동막골'의 흥행 신화를 이을 '적과의 동침', 범죄 액션 코미디 '체포왕', '과속스캔들' 강형철 감독의 신작 '써니' 등이 연이어 개봉한다.
'위험한 상견례'와 '수상한 고객들'는 코미디에 강점을 보이는 배우들을 적극 활용한 작품들이다. 최근 '방자전' '해결사' '시라노; 연애조작단' 등에 출연하며 폭소탄을 터트리고 있는 송새벽은 '위험한 상견례'에서 박철민, 김수미 등 코미디에 일가견이 있는 중견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전라도 남자와 경상도 여자의 결혼을 둘러싼 두 가족의 대립과 화해를 그렸다.
'수상한 고객들'은 류승범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영화다. 자살방조혐의에 몰린 전직 야구선수 출신 보험왕이 절망에 빠진 고객들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갖은 수단을 동원한다는 이야기를 그린다. 코미디 끝에 다가오는 감동이 이 영화의 핵심이다.
'킹콩을 들다'의 박건용 감독과 '과속스캔들'의 강형철 감독은 각각 '적과의 동침' '써니'로 돌아온다. 두 영화 모두 드라마 장르에 코미디로 양념을 더한 작품들이다.
4월 28일 개봉하는 '적과의 동침'은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시골마을 사람들과 인민군 부대가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주혁 정려원 유해진 변희봉 등이 출연한다. 5월 개봉 예정인 '써니'는 학창시절을 함께한 '칠공주'가 25년 만에 다시 모여 생애 최고의 순간을 되찾는 유쾌한 감동을 그린다. 유호정 진희경 고수희 홍진희 등이 출연한다.
5월 개봉 예정인 영화 중에는 박중훈 이선균 주연의 '체포왕'도 코미디 장르를 표방한다. 검거실적을 늘리려는 강력반 형사들의 실적 경쟁을 그린 작품으로 신인 임찬익 감독의 데뷔작이다.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던 범죄 액션 장르를 코미디로 풀어내 관심을 모으는 작품이다.
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 kav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