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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 언론이 돌 던지면 다 맞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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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작 '4001', 추가 4만부 인쇄 돌입

'4001' 펴낸 안희곤 '4월의책' 대표 단독인터뷰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정준영 인턴기자, 이민아 인턴기자] '신정아의 남자들'이 세상을 뒤흔든 지 하루가 지났다. 태풍의 진원지를 찾기 위해 자전적 에세이 '4001'을 출간한 출판사의 문을 23일 두드렸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길에 위치한 '사월의책'이 그곳이다. 아담한 문을 열고 들어선 출판사는 태풍의 진원지라 하기엔 작고 아담했다. 이곳에서 만난 4월의책 안희곤(사진) 대표는 한편으로는 쉼없이 울려대는 휴대전화를 받느라, 다른 한편으로는 밀려드는 손님들을 맞느라 정신을 못 차릴 정도였다.

"신정아, 언론이 돌 던지면 다 맞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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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심한 죄인에게도 소명할 기회는 줘야 하는 게 아닌가요?" 신씨에게 말 할 공간을 제공하자는 결정이 이렇게 큰 사태로 번질 줄은 몰랐다는 표정이다. 안 대표는 이어 "출판인도 언론인들 중의 한 명"이라면서 소신과 사명감을 바탕으로 신씨의 에세이를 펴 냈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안 대표와의 대화를 정리해봤다.

-신씨의 책 때문에 난리가 났다. 출판 배경은 뭔가.
▲신씨를 둘러싼 언론 보도가 다소 일방적이었고 사건이 진행되는 동안 신씨는 소명의 기회를 얻지 못 했다. 신씨한테서 출판 의뢰를 받고 책이 신씨에게 발언의 공간이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 출판을 주저하지 않았다. 편집자의 길을 걷는 사람으로서 고등학교 시절부터 관심이 많았던 부분이다. 이 세상 누구라도 소명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


-정운찬 전 총리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신씨 기준이 어떠했든 정국이 혼란스러울 때 사실상 낙인이 찍혀버린 신씨가 이제 누군가에게 낙인을 찍으려 한 건 아닌가.
▲신씨 생각은 모르겠지만 편집하는 과정에서 처음부터 정 전 총리에게 특별히 관심을 가진 적은 없다. 서울대 교수직 제안의 전말에 대해 진위를 밝히자는 취지였다. 그런 흐름 속에서 일화를 바탕으로 세세하게 짚어주는 게 설득력이 있을 것이라고 봤을 뿐이다. 정 전 총리가 전화를 걸고 신씨가 이를 안 받는 등 통화기록이 있는 데도 검찰 수사과정에서 묻힌 게 아닌가. 정 전총리의 비행을 다루려던 것은 결코 아니다.


"신정아, 언론이 돌 던지면 다 맞겠다고 했다" 지난 22일 열린 '4001'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신정아씨.

-신씨와 안 대표, 그러니까 저자와 발행인 사이의 관계에 호기심을 가지는 사람도 많다. 안 대표가 지인의 소개로 신씨를 알게 됐다는 얘기가 퍼지면서 궁금증이 커진 듯하다.
▲언론에 나온 것처럼 지인의 소개로 신씨를 만나 작업이 진행된 건 전혀 아니다. 그냥 보통의 저자들이 책을 낼 때와 같은 절차로 의뢰를 받았고 그에 따라서 자연스러운 과정을 거쳐 출판을 진행했다.


-출판 시기가 묘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정치적인 포석 아니냐는 것인데,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나.
▲신씨가 지난해 8월까지 쓴 일기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일기를 출판 가능한 에세이 형식으로 바꾸는 작업이 필요했는데 자연스럽게 일을 하다보니 이 때 책이 나왔다. 특별히 뭔가를 고려해서 출판 시기를 잡은 건 아니다.


-일기를 책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안 대표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
▲제가 편집자 출신이라 출판을 위해 처음 논의하는 과정부터 원고화 하는 과정까지 직접 진행했다. 내용에 실명을 쓸 지 가명을 쓸 지, 어느 내용을 책에 담을 지 등은 신씨가 변호사의 법률자문을 거쳐 결정한 것이라서 특별히 개입한 건 없다.


-편집자로서 일반적 개입이라는 얘기로 들리는데,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표현이나 구성 방식에 관한 논의 수준이었다. 내용을 가감하는 수준, 즉 첨삭에는 이르지 않고 단지 배열을 손보는 수준이라고 할까. 글이나 목차의 순서를 바꿔보도록 권한다거나 오탈자를 손보는 것. 책을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과거의 내용에 관한 일기에서 현 시점으로 옮겨온다거나 하는 부분 등은 완전히 일기의 형식만 취하면 지루하니까 사건의 흐름에 따라 해당 내용에 관한 소개가 담기도록 조언을 한 경우도 있었다. 신씨의 글은 항변이나 반론이 아닌 자기고백 성격이 강하다. 이 고백이 설득력을 너무 잃지 않도록 배려하는 수준이었다.


-책이 이틀만에 2만부가 팔렸다. 초판은 3000~5000부 정도 찍는 게 보통임을 감안하면 엄청나다. 예상 하셨나.
▲어느 정도 반응이 있을 거라곤 생각했다. 그런데 책을 만들 때도 내용을 담담하게 받아들였기 때문에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뜨거운 반응에 신씨는 뭐라고 하나.
▲담담한 것 같다. 신씨는 책에도 적었듯이 언론이 돌을 던지면 다 맞겠다고 했다. 신씨 본인도 이 정도의 반응이 있을 거라곤 예상 못했다고 한다. 신씨와 특별한 의사교환이 있는 건 아니고, '반응 어떠냐'고 물으면 '어떠하다'고 말해주는 정도로 얘기를 나눴다. 신씨는 지나간 시간을 다 털어버리고 다시 평온하게 뭔가 열심히 하면서 새출발을 하려는데 언론은 이 점보다 커넥션에 초점을 맞춘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신씨의 경우 굳이 책이 아니더라도 인터뷰 등의 방식으로 얼마든지 의견을 전할 수 있었을텐데 굳이 책을 택한 이유가 뭐라고 보나.
▲책은 그 자체로 언론의 기능, 발언대의 기능을 한다. 미디어의 하나로 택할 수 있는 방식이다. 사실 인터뷰는 이런저런 방향으로 가공되는 수도 있다. 책은 있는 그대로 생각을 전할 수 있지 않나. 신씨는 인터뷰를 통해 "사실은 이러하다"고 말을 해봐야 대부분 안 믿어줄 거라고 생각해, 말하려는 내용의 앞뒤 주변 정황을 다 설명하려 했던 것이다. 그래서 책을 택했고 아픔을 모두 설명하기 위한 방법으로 일기 형식을 유지하려 한 것이다.


-책이 얼마나 더 팔릴 것 같나.
▲10만부는 넘길 것 같다. 추가판으로 4만부 인쇄를 즉시 시작할 생각이다.




김효진 기자 hjn2529@
정준영 인턴기자 foxfury@
이민아 인턴기자 male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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