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청용이 뛰키게(뛰게) 하면 안되나 보네. 누게(누구에게) 허락받아야 카노" (조광래 감독)=이청용(볼튼)이 소집 첫날인 22일 정상적인 훈련을 치른 것에 대해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에 웃음을 더해 뼈있는 농담으로 받아치며.
이청용은 유럽 해외파 중 유일하게 소집 하루 전인 21일 귀국, 이날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해냈다. 그는 최근 소속팀에서도 체력 안배 차원에서 교체 출전 중이다. 이에 A대표팀에 다시 차출되며 팬들 사이에서 '혹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이청용 본인은 "꼭 오고 싶었다"며 대표팀 합류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줬다.
한편 박주영(AS모나코)과 기성용(셀틱)은 항공일정이 늦어져 훈련 막바지에 파주NFC에 도착했다.
"쟤는 나랑 비슷하게 떨어졌으면서 왜 이제 오냐" (박주영)= 이날 가장 늦게 파주NFC에 들어선 기성용에게 핀잔을 주며. 기성용은 박주영보다 30분 늦게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지만, 파주NFC에는 그보다 더 늦게 합류했다.
"오자마자 왜 이렇게 훈련을 빨리 시작했느냐고 뭐라고 하더라. 좋은 자세다"(조광래 감독)=소집에 뒤늦게 합류한 박주영이 처음부터 훈련을 함께하지 못한 것에 아쉬워했다며. 이날 대표팀은 예전보다 1시간 30분가량 일찍 훈련을 시작했다. 조 감독은 그가 여독이 남은 것을 고려해 훈련에서 제외시키고 가벼운 러닝으로 몸을 풀게 했다.
"원래 처음 갔을 땐 배려를 좀 해줘야 되요" (기성용)=조 감독이 소속팀 적응을 위한 배려 차원에서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을 뽑지 않은데 반해, 정작 구자철은 대표팀에 오고 싶어했던 것에 대해 익살을 부리며.
"공기 좋은데요? 훈련 끝나고 주변 한번 쓱 돌아봐야겠어요." (고창현, 울산)=청소년대표팀과 올림픽 상비군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A대표팀에 발탁되며 파주NFC에 온 소감을 밝히며
"지성이형만큼 잘할 순 없겠지만 후계자 이름에 부끄럽지 않도록 잘하겠습니다" (김보경, 세레소 오사카)=대표팀을 은퇴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후계자로 거론된 것에 대해 살짝 부담감을 드러내며
"굉장히 일찍 출발했는데 아버지가 길을 잘못 드셔서요"(최효진, 상주)=상무 선임병인 김정우보다 소집에 늦게 도착한 것에 대해 너스레를 떨며. '상병' 김정우는 소집 2시간 전인 10시에 대표팀 중 가장 먼저 NFC에 입성했다. 반면 '이병' 최효진은 11시 즈음 도착했다.
"주호형에게 대표팀내 생활이나 여러 가지 면을 여쭤봤다. 조언도 해주셨다"(박기동, 광주)=생애 첫 A대표팀에 발탁되며 대학선배인 박주호(주빌로 이와타)에게 조언을 구했다며
"조언은 무슨, 저 하나 챙기기도 바쁜데요"(박주호)=박기동에게 어떤 조언을 해줬는지 묻는 말에 쑥스러워하며
"정우형은 대표팀 붙박이 수비형 미드필더였잖아요. 많이 배우고 싶어요. 오늘 처음 뵙는 거에요" (이용래, 수원)=6개월여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김정우(상주)와의 만남에 설레여하며. 이용래와 김정우는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대표팀이나 클럽팀에서 함께 뛰어본 적이 없었다.
"어휴. 이젠 '주장님'이라고 불러야죠" (이근호, 감바 오사카)=동갑내기 '절친' 공격수 박주영과 오랜만에 재회한 것에 대해
"워낙 왔다갔다해서 이젠 저도 잘 모르겠네요. 6개월 이상 한 자리에서 뛰어본 적이 없어요"(김상환, 성남)=가장 자신있는 포지션을 묻는 말에. 그는 소속팀 성남에서 측면은 물론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소화해내는 멀티플레이어다.
"정우형이 원톱을 본다면 경쟁자이겠지만, 제발 2선으로 내려갔으면 좋겠어요"(지동원, 전남)=최근 K리그에서 공격수로 변신, 3경기 연속골(4골)을 넣고 있는 김정우와 원톱 경쟁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엄살을 떨며
"자봉이 사진이요? 네, 제가 직접 만든 거에요"(기성용)=자신의 트위터에 올려 화제가 되었던 구자철 합성 사진은 모두 직접 만든 '작품'이라고 웃으며
"두리형과 연락했는데, 잘하라고 격려해줬다. 우루사 먹고 힘내야죠"(최효진, 상주)=대표팀 내 경쟁자인 차두리(셀틱)가 광고 모델로 나선 한 의약품을 언급하며 농담. 차두리는 부상 재활 중인 관계로 이번 소집에서 제외됐다.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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