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당초 23일 오전 예정됐던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사진)의 특별강연이 불현듯 취소됐다. 강연을 준비했던 단체측은 정 위원장이 최근 사의를 표명하는 등 거취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초과이익공유제를 제시하면서 불거진 갈등이 정치권과 청와대까지 번진데다 최근 신정아 씨가 책을 출간하면서 예전 스캔들이 다시 한번 불거진 상황이라 정 위원장이 어떤 태도를 보일지 관심이 높아졌다.
22일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는 동반성장을 주제로 23일 국회에서 예정됐던 정 위원장의 특별강연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이 협회 최원일 상무는 이날 "당초 강연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으나 오후 4시 정 위원장이 사의하기로 했다는 연락을 받고 급히 일정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애초 협회는 정 위원장의 특별강연을 포함해 이종욱 서울여대 교수의 발제와 정재계 전문가들의 토론회까지 총 3시간의 세미나를 준비했었다. 정 위원장의 강연만 취소됐고 나머지 토론 및 세미나는 그대로 진행된다.
지난달 동반성장위원회 3차회의를 마친 후 초과이익공유제를 처음 제시한 이후 정운찬 위원장의 입은 늘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익공유제에 대해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을 비롯해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이 노골적인 적대감을 드러냈고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김동선 중기청장, 이재오 특임장관 등은 정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했다. 산업계를 넘어 정치권까지 편가르기 양상으로 번졌다.
급기야 정 위원장은 최근 반대여론이 거세지자 "일하지 말란 말이냐"며 언론을 통해 사퇴의사를 밝히며 초강수를 뒀다. 이 과정에서 최중경 장관이 "(동반성자위원장을)계속 맡아야 한다"고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비치기도 했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의서를 전달했다는 이야기도 돌았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 위원장이 대통령에게 서한을 전달했다"면서 "사의를 표명했는지는 모른다"고 전했다.
이날 신정아 씨가 정 위원장 실명을 거론한 책을 공개하면서 논란은 더욱 확대됐다. 신 씨는 책에서 정 위원장을 두고 "겉으로만 고상할 뿐 도덕관념은 없다"면서 "자신을 처음부터 일 때문에 만난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예전 불거졌던 스캔들을 다시 한번 끄집어낸 셈이다. 동반성장 추진과정에서 내부적으로 동력이 많이 빠진 상황에서 바깥 환경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정운찬 위원장은 이날 오후 강원도 한 군부대를 찾아 독서와 관련한 강의를 진행했다. 이날 강연은 최근 논란이 된 초과이익공유제 등 동반성장과 관련한 내용보다는 자신이 맡고 있는 또 다른 단체인 제주 세계 7대 경관선정위원회에 대해 주로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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