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이탈리아 명품 패션 브랜드 돌체 앤 가바나(D&G)가 소득 수준이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운다. 2년 안에 패션 명품 매장 15곳을 신설하고 화장품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D&G의 두 디자이너 도미니코 돌체와 스테파노 가바나는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홍콩을 비롯한 중국 시장에 D&G 매장 26곳을 운영하고 있는데 2년 안에 15개 매장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오랫동안 협력해온 프록터앤갬블(P&G)과 손 잡고 중국 고급 화장품 시장에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D&G가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한 데에는 중국 젊은층의 명품 소비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있는데다 이미 패션·화장품업계 선진국인 미국과 유럽 시장에 비해 발달이 덜 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스테파노 가바나는 "중국은 미래 패션 디자인과 패션 산업에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미국과 유럽인들의 체형과 스타일에 맞춰 디자인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D&G에 있어 과거 100년이었다면, 중국은 미래의 100년"이라고 덧붙였다.
도미니코 돌체는 "시장 조사를 하러 베이징, 상하이, 홍콩 등을 방문할 때 마다 중국인들의 스타일이 꽤 독특하다고 생각했다"며 "조만간 이들도 꽃무늬와 레이스로 장식된 옷들을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크레디아그리콜의 계열사인 시장조사기관 CLSA 아시아 퍼시픽 마켓츠(CLSA Asia-Pacific Markets)는 2020년 미국과 일본을 제치고 중국이 세계 최대 럭셔리 제품 소비 시장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CLSA는 2020년 중국의 명품 시장 규모는 매출액 기준 1010억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D&G의 매출은 아직까지 상당 부분 서방 국가에 의존하고 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가 D&G 지난해 전체 매출 10억3000만유로(약 14억6000만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 정도에 그쳤다. 하지만 아시아 지역에서의 매출액은 지난해 26%나 급증하며 빠른 성장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D&G가 패션 외에 화장품 시장에서 중국에 거는 기대는 크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중국의 화장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15% 증가한 35억달러로 성장했다. 화장품 브랜드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암웨이(Amway)가 23%로 가장 많고 로레알(8.7%), 시세이도(8.4%), 에스티로더(7.8%) 순이다. D&G는 중국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D&G의 의류와 향수가 이미 인지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자체 브랜드 화장품을 출시할 경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가바나는 "D&G는 3년 전 P&G와 함께 미국 시장에서 색조화장 라인 화장품을 출시했는데, 중국인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는 화장품을 개발해 출시하기를 손 꼽아 기다려 왔다"고 설명했다.
D&G의 화장품은 미국에서 파운데이션의 경우 60달러, 립스틱은 3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중국에서 판매 가격이 얼마로 책정될 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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