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NO, 장기전 YES!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미국과 영국 등 다국적군이 19일과 20일 반정부군을 유혈진압하고 있는 리비아를 공습했다. 리비아가 육군 병력에다 전차, 야포를 보유하고 있다지만 다국적군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다국적군에 저항하는 리비아군의 모습은 한마디로 당랑거철(螳螂拒轍 사마귀가 수레를 막는다는 뜻으로 분수를 모르고 상대에게 달려드는 것을 이르는 말)과 같다.
◆당랑거철 격의 리비아 군사력=‘오디세이의 새벽’ 작전에 참전한 다국적군은 최첨단 무기를 동원했다.
공격의 선봉에 선 프랑스는 프랑스 공군의 라팔, 미라주 등 20여대의 전투기를 동원했다.
미국은 유도탄 구축함인 USS 스타우트와 USS 배리 등 함정 5척,핵 잠수함인 USS 프로비던스 등 잠수함 3척을 파견해 리비아 방공망 시설들을 목표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쏘아댔다. 미국은 최첨단 스텔스 폭격기인 ‘B-2 스피릿’ 3대를 동원해 폭탄을 퍼부었다.
이번 공습에는 최첨단 무인정찰기인 ‘드론’도 급파했다.
영국도 타이푼과 토네이도 전투기, 공중급유기, 트파팔가급 잠수함 1척, 전함 2척을 보냈다. 영국은 토네이도 전투기에서 스톰새도우 크루즈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밖에 덴마크와스페인,이태리 등도 항공기를 발진시켰다.
미국과 영국이 퍼부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도 112발이나 된다. 저고도로 날면서 1500km이상 떨어진 목표물을 정확히 맞히는 이 미사일은 대당 가격이 100만 달러를 훨씬 넘는다.
그러나 이에 대항하는 리비아 군사력은 보잘 것 없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군병력은 1만명 정도로 추산됐다. 공군기도 작전기가 40여대로 추정되지만 대부분 옛 소련 시절 만든 전투기로 서방국가에는 상대가 되지 않는 것들이다.
반군을 포격한 야포가 100여문, 병력수송장갑차가 100대 정도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물론 정확한 수치는 아니다. 그러나 이보다 많다고 하더라도 세계 최강의 공군력을 자랑하는 미군이나 영국 등과 대적할 만한 군사력은 없다고 보는 게 타당할 듯하다.
◆그렇다면 뭘 두려워할까? 답은 장기전=서방의 군사 작전 입안자들은 이번 오디세이의 새벽 작전에서 크게 세 가지를 염려하고 있다고 군사 분석가들은 지적한다.
첫째, 무아마르 카다피 지상군 공습이 다수의 무고한 인명 살상으로 끝나는 경우다. 이 경우 이번 작전에 대한 서방의 지원은 약화되고 특히 아랍권의 지지를 바라기 어렵게 된다.
둘째, 카다피가 권좌를 유지한채 작전이 종료되는 경우다. 물론, 서방은 이를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일축한다. 그러나 한 유럽 외교관이 “이번 작전의 임무는 무고한 인명 보호이지 정권 교체가 아니다”고 말한 것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셋째, 가장 큰 걱정거리는 장기전이다, 시간이다. 다국적군과 리비아군의 교전이 길어지면 질수록 다국적군의 결의는 약화될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카다피가 “우리는 길고 긴 무한한 전쟁을 약속한다”고 호언장담한 것도 이런 점을 노린 것으로 볼 수 있다.
FT는 이에 대해 “카다피는 서방이 보고싶지 않은 것이 바로 장기전이라는 것을 안다”고 지적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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