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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1주기.."1년 지났지만 아직도 가슴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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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1주기.."1년 지났지만 아직도 가슴 아파" '천안함 1주기'를 약 한 주 앞둔 지난 20일 대전 현충원에 묻힌 아들 고(故) 조지훈 상병을 찾은 조영복ㆍ정혜숙씨 부부가 아들의 묘비를 정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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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정준영 인턴기자, 이민아 인턴기자] 아들의 무덤 앞에 선 어머니 정혜숙(48)씨는 한참을 흐느끼다가 비석과 사진을 정성껏 닦아줬다. 장례를 치른 지 1년이 지났는데도 그 날의 슬픔은 생생했다. 무덤 앞에 자랑스럽게 놓인 태극기가 슬픔을 그나마 달래줬지만 가슴에 묻은 아들 생각에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정씨의 아들은 지난해 3월26일 '천안함 폭침' 사건 때 목숨을 잃은 고(故) 조지훈(사망 당시 21세) 상병이다.


일요일인 20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은 정씨와 남편 조영복(50)씨는 "한 달에 두 번씩 현충원을 찾는다"면서 "그렇게 하겠다고 아들과 약속을 했다"고 말했다.

아들이 하늘나라로 떠났다는 사실, 떠난 지 1년이 지났다는 사실은 조씨 부부에게 인정하기 힘든 현실이다. 조씨는 "지훈이가 아직 살아있는 것 같다"면서 "금방이라도 맛있는 음식을 달라고 활짝 웃으며 말을 걸 것 같은데 여기에 누워있으니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털어놓았다.


1주기를 앞둔 마지막 일요일인 이날 현충원을 찾은 이는 고 조 상병의 부모만이 아니었다. 천안함 출신 신수용(26) 예비역 병장은 홀로 묘역을 찾아와 고인이 된 46명 천안함 전우들의 묘비를 일일히 쓰다듬으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신씨는 "남들은 군대 어디 갔다왔냐고 하면 어디어디서 근무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지만 저는 근무했던 부대가 사라지고 전우도 태반을 잃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전역하면 함께 모여 술 한 잔 하자고 다짐했지만 이제는 무덤 위에 술을 뿌려주는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오는 26일은 '천안함 폭침 1주기'다. 1주기 당일에 대규모 추모행사가 예정돼 있지만 조씨 부부는 늘 하던대로 조용히 현충원을 찾았다. 조씨 부부는 이 날 아들 앞에 놓인 국화를 새 것으로 바꿔주고 아들이 좋아했다는 식혜도 가져다줬다. 조씨는 "행사도 행사지만 이렇게 조용히 부부가 와서 만나야 아들을 만난 것 같다"면서 "행사에도 물론 참석을 하겠지만 우리 부부는 앞으로도 늘 한 달에 두 번씩 이 곳을 찾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은 "천안함 사태가 1년이 지났지만 자유와 평화의 소중한 가치,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분명한 인식 등은 국민 모두가 언제나 당시처럼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며 "이러한 메시지가 현충원으로부터 국민 모두에게 전달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천안함 1주기를 맞아 조 상병을 포함한 '천안함 46용사'들의 희생을 기리는 행사가 이번 주 내내 곳곳에서 열리거나 이미 열리고 있다. 현충원은 지난달 7일부터 '천안함 46용사 추모 글짓기'대회를 진행중이다. 희생자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계승하고 안보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내용이라면 어떤 형식의 글이라도 응모가 가능하다. 해군은 25일 오전 경기도 평택 2함대 영주함(1200t급)에서 김성찬 해군참모총장 주관으로 '3ㆍ26 기관총' 기증식을 연다. '3ㆍ26 기관총'은 고 민평기 상사의 모친인 윤청자 여사가 기탁한 성금 1억898만여원으로 구입한 K-6 기관총 18정이다. 27일에는 역시 김 총장 주관으로 '천안함 46용사 위령탑 제막식'이 거행된다. 유가족과 승조원, 청소년 해양수호대 등이 참석한다.




대전 = 김효진 기자 hjn2529@
정준영 인턴기자 foxfury@
이민아 인턴기자 ma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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