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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의 ‘나폴레옹’, 카다피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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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의 ‘나폴레옹’, 카다피는 누구?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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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자기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 어린애 같다”


1970년 아랍 정상회의에서 알제리 후아리 부메디엔 대통령은 리비아를 통치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무아마르 엘 카다피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지난 2007년 반기문 총장과의 회담에서도 회담 내내 파리채를 휘두르며 상식을 넘는 행동을 하는 등 기이하고 광기에 휩싸인 인물로 낙인찍힌 카다피.


그는 지난달 14일 반군이 ‘카다피의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자 아프리카 용병을 사들여 이달 7일에는 반 정부 시위대를 유혈진압하고 불과 나흘 전에는 " 내가 승리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한 인물이다.

그런 카다피가 궁지에 몰렸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리비아에 ‘비행상공금지 구역’을 설정한지 이틀 만에 미국, 영국, 프랑스 등 다국적 연합군이 19일(현지시간) 리비아 정부군에 폭격을 가하며 반군 지지에 나섰기 때문이다.


◆리비아의 ‘나폴레옹’ = 카다피는 군부세력과 함께 정권을 탈취한뒤 1969년 9월 ‘리비아 아랍 공화국’을 세웠다.


42년 간 리비아에서 정권을 유지하고 있는 카다피는 프랑스의 ‘나폴레옹’과 같은 인물이 되고자 했다.


미국 역사학자 아서 슐레진저의 ‘카다피 평전’에 따르면 카다피는 프랑스의 지도자 나폴레옹을 닮기 위해 나폴레옹의 지도력과 행보 등을 연구했다. 특히 프랑스 대사들과의 만남의 자리에서는 언제나 나폴레옹의 이야기를 청하며 귀 기울였다고 한다.


대규모 군사적 승리를 이끌었던 나폴레옹이 유럽을 지배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것과 같이 카다피는 리비아와 이집트, 튀니지, 시리아 등 아랍 국가들이 동맹을 맺어 서방국가에 대항하는 힘을 기르고자 했다. 실제로 1971년 리비아·이집트·시리아 등 3국 간에 '아랍 공화국 연맹'을 조성하기로 했으나 무산됐다.


또 카다피는 나폴레옹과 마찬가지로 ‘카다피=리비아’라는 절대 권력을 가지길 바랐다. 이 때문에 자신에게 반기를 들 수 있는 군사력을 최소화하고 인민 혁명을 통해 문화·이념적 통제를 해왔다.


이 뿐 아니라 나폴레옹이 유럽 지배를 꿈꾸며 자신의 신념대로 프랑스의 물질적·인적 자원을 탕진한 것과 같이 카다피 역시 이슬람교를 지킨다는 명목 하에 리비아의 물질적·인적 자원을 자신의 의지대로 운용했다.


카다피의 정치적 활동에 반대하면 사형에 처할 수 있는 법률을 재정하기도 하고, 파업 금지, 지식인에 대한 탄압 등 시민들을 억압했다.


특히 1976년 카다피의 비리와 정책에 항의하는 학생 주축의 시위가 벵가지에서 일어나자 무차별적인 탄압을 가해 학생 10명이 숨지고 10명이 부상했다.


또 석유 수출을 통해 벌어들인 리비아의 막대한 자금을 외국 테러단체에 후원하기도 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건은 1972년 9월 뮌헨 올리픽에서 11명의 사망케한 테러를 자행한 ‘검은 9월단’에 카다피가 테러 지원금을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십자군 전쟁" = 다국적 연합군이 리비아 정부군에 폭격을 가하자 카다피는 “또 다른 십자군 전쟁”이라며 서방 국가에 대해 적대적 반감을 표했다.


카디피가 서방 국가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것은 리비아의 과거사 때문이다.


1951년 리비아가 유엔으로부터 독립국가로 인정받기 전까지 리비아는 이탈리아의 식민지였으며 이후 영국·프랑스·미국·소련 등 연합국에 의해 끊임없는 전쟁을 겪어야 했다.


서방국에 의해 무차별적인 피해와 죽임을 당했던 리비아의 과거를 기억하는 카다피는 서방국가의 개입에 대해 리비아를 탈환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십자군 전쟁이란 11세기 말에서 13세기 말 사이에 서유럽의 그리스도교도들이 성지 팔레스티나와 성도 예루살렘을 이슬람교도들로부터 탈환하기 위해 전후 8회에 걸쳐 감행한 대원정을 말한다.


◆작전명 ‘오디세이 새벽’, 카디피 퇴진될까=2011년 3월 19일(현지시간) 프랑스를 비롯한 다국적 연합군의 군사적 개입의 작전명은 ‘오디세이 새벽(Odyssey Dawn)’이다. 오디세이 새벽은 지중해를 무대로 한 영웅 오디세이의 트로이 원정 영웅담을 본떠 명명했다.


언론은 "리비아 시민을 해할 수 있는 카다피군의 공격을 중단시키기 위해 다국적 연합군이 110여발의 미사일과 카다피군의 주요 20여 곳을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카다피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서방 연합군의 군사 작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1986년 4월 14일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영국·이스라엘·캐나다와 함께 작전명 '엘도라도' 작전을 펼쳤다.


카다피가 후원한 테러단들의 범죄가 점차 늘어나가 카다피를 저지하기 위해 트리폴리·벵가지에 150대의 항공기를 동원해 60t의 폭탄을 투하했다. 그러나 결과는 민간인 37명을 죽였다는 비난을 받는데 그쳤다.


이에 카다피는 리비아 국영방송을 통해 ‘결사 장전’을 선언하며 전력에서 밀리자 민간인을 방패로 사용하고 있다. 이전 엘도라도 작전을 기억하는 서방국들이 민간인의 피해에 조심스러울 것이란 계산이다.


◆카다피의 무기, 석유와 테러=유엔안보리에서 서방 국가들이 '비행상공금지 구역 설정'과 카다피 공격 등 리비아 대 제재 결정에 유난히 '주춤'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카다피가 가진 석유 수출권와 테러의 공포 때문이다.


카다피가 '상식을 넘는', '막무가내'라는 수식어로 표현되는 이유는 예측할 수 없는 행보 때문이다.


카다피 퇴진이 실패할 경우, 서방 국가들을 상대로 석유 수출을 제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동안 카다피가 후원해 온 전 세계 테러 단체들이 서방국을 지정해 무차별 테러를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우려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리비아 공습에 대해 '제한적 참여'를 외쳤고, 러시아와 중국은 '국제 군사 개입 반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서방 다국적 연합군과 카다피군의 교전에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리비아의 석유 수출 제한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교전 승전국의 향방에 따라 물가상승 등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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