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상승으로 본격 출하 한달새 뚝 떨어져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삼양사와 대한제당 등 제당업체들이 설탕을 추가로 올리면서 물가인상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시금치, 양배추 등 일부 제철 채소가 이달들어 한달전에 비해 절반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파로 산지 작황은 좋지 않았지만 그동안 공급되지 않았던 물량이 한꺼번에 시장에 풀리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농수산물유통공사와 시장 등에 따르면 지난주 마지막 경매가 진행된 지난 16일 시금치 상품 4kg은 도매시장에서 6600원에 거래됐다. 지난달만 해도 두배에 가까운 1만2080원에 판매됐던 시금치는 그동안 꾸준히 물량이 풀리며 가격이 낮아져 평년 가격을 되찾고 있는 모습이다.
이날 양배추 10kg도 7400원에 거래, 전월 같은 기간에 비해 13.9% 가량 가격이 덜어졌다. 특히 양배추는 지난해 작황부진으로 연말 가격 기준으로 1만원 이상까지 치솟았던 작물로 여전히 전년도 가격인 3752원보다 높은 가격이지만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이 많이 들어있는 양배추는 일년 중 늦가을부터 겨울동안에 생산된 양배추가 맛이 좋고 저장성과 수송성도 좋다.
이달부터 제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애호박도 8kg에 2만2200원을 기록, 한달전보다 19.5% 가량 저렴한 가격에 거래됐다.
한달전 8만원대까지 가격이 치솟았던 미나리는 이날 20kg에 6만7600원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미나리도 이달부터 제철이 시작되며, 입맛이 없을때 입맛을 회복시켜주는 대표적인 야채로 알려졌다.
색깔별로 다양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컬러푸드인 파프리카도 도매가격이 2만6800원으로 한달새 가격이 18.6% 가량 하락했다. 파프리카는 아직 제철을 맞지는 않았지만 지난 겨울 강원지역 폭설로 인해 출하가 늦어진 물량이 최근 시장에 풀리고, 일본 지진으로 수출물량이 줄면서 국내로 공급되는 양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철 채소는 아니지만 최근 공급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낮아지고 있는 품목도 눈에 띈다. 오이(가시계통)는 상품 15kg이 3만8000원에, 부추 1kg은 4140원에 거래됐다.
한달전과 비교해 각각 16.5%, 34.4% 가량 가격이 하락했다. 대파도 상품 1kg이 2340원으로 지난달 도매가격인 2872원보다 500원 가량 저렴하다.
서울시농수산물공사 관계자는 "지난 겨울 한파와 폭설로 채소류 품질이 낮아졌지만 이달부터 기온이 상승하면서 채소류 출하량이 증가하면서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며 "기온이 차차 오를 것으로 보여 향후 가격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파로 인해 가격이 급등했던 배추는 봄 배추 재배면적이 작년에 비해 크게 늘어나 다음달 중순부터 가격하락이 예상된다. 무는 봄 무가 출하되는 6월 이후에야 평년 가격을 되찾을 전망이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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