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체르노빌 망령'이 뭉게뭉게 솟아오른다

시계아이콘01분 54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지진이 일어났을 때 강도를 알리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척도가 '리히터 규모'다. 리히터 규모는 지진의 절대적 강도를 1부터 10까지의 숫자로 표현한다. 일본 대지진이 리히터 규모 9.0이라는 말을 들으면 얼마나 강력한 지진인지 쉽게 알 수 있다.


원자력시설에서 발생하는 사건에도 일반 국민이나 언론의 이해를 돕기 위해 국제적 사건등급이 도입돼있다. IAEA에서 도입한 '국제 원자력 사고·고장등급(INES)'이다. INES는 1992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60여개국이 이 체계로 원자력 사건 등급을 평가한다.

INES는 0등급부터 7등급까지 나뉜다. 0등급은 안전한 상태다. 1등급부터 3등급까지는 '고장'으로 분류되고, 4등급부터는 '사고'로 정의된다. 일반적으로 원자력시설에서 발생하는 사고와 고장의 분류 기준은 방사선이 미치는 영향에 달려 있다. 원자력시설 종사자나 주변 주민들에게 방사선 영향이 미치지 않을 경우는 고장으로, 영향이 있을 경우는 사고로 본다.


사고의 첫단계인 4등급은 1밀리시버트 이상 피폭이 발생하고 원자로 노심이 상당수준 손상했을 경우를 가리킨다. 최악의 사태인 7등급은 방사성 물질이 수만 테라베크렐(방사성물질량 단위) 방출됐을 경우다.

역사상 가장 큰 원전사고로 기록된 구소련 체르노빌 원전사고가 7등급으로 분류된다. 1986년 4월 26일 터진 체르노빌 원전사고는 안전시험 중 직원이 부주의로 안전장치를 해제한 것이 원인이었다. 원자로 출력이 갑자기 올라가 고온 증기가 발생했고 이는 폭발로 이어졌다. 대량 방출된 제논가스와 요오드, 세슘 등 방사성 물질은 바람을 타고 우크라이나, 벨로루시, 스칸디나비아와 유럽까지 퍼졌다.


이 사고로 복구에 참여한 사람 중 28명이 3개월 이내 사망했으며 2005년 9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체르노빌 원전 방사성 물질 누출로 인한 사망자가 4000여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체르노빌 인근 지역은 '죽음의 땅'으로 남았다. 사고 직후 당국은 원전 반경 30km이내의 주만 12만명을 이주시켰다. 이후 제한구역은 더욱 확대됐다. 지금도 방사능 오염이 심한 이 구역으로는 출입이 금지돼 있다. 퉁제구역 안에는 사고로 발생한 핵폐기물 100만톤 이상이 잔존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79년 3월 28일 일어난 미국 펜실베니아주 스리마일 아일랜드 원전 사고는 5단계에 속한다. 발단은 근무중이던 운전원이 냉각재 부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 발전 설비에 기계적 이상이 있던 것도 문제였다. 이는 결국 핵연료 노심이 거의 다 녹아내리는 대형 사고로 번졌다. 사고 크기에 비해 피폭량은 0.015밀리시버트로 일상 생활에서 겪게 되는 피폭량 1.25밀리시버트에 비해 매우 작은 수준이었지만, 상당수의 주민들이 사고 직후 정신과를 찾는 등 '악몽'으로 기억됐다. 피해 영향에 대한 역학 조사는 아직도 계속 추진중이다.


이로 인해 스리마일 아일랜드 원전은 영구 폐쇄됐고 오염물질을 정화, 복구하는 데만 10억달러 가까운 비용이 들어갔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스리마일 아일랜드 원전 사고를 뛰어넘을지도 모른다고 우려되는 부분은 피폭량이다. 원전 내진설계 전문가인 조양희 지진공학회 회장은 "스리마일 아일랜드 사고의 경우 노심이 거의 용융됐는데도 불구하고 원자로 외벽이나 격납용기 손상이 없어 피해가 적었다"고 말했다. 반면 후쿠시마 원전은 외벽이 폭발하고 격납용기 시설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며 피폭량이 늘어났다. 15일 후쿠시마 제1원전 3호기 부근에서는 피폭량이 400밀리시버트에 달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규모가 몇 등급으로 평가될지도 관심사다. 13일 일본 원자력연구개발기구는 사고 등급을 시설 내부에 위험이 발생했음을 가리키는 4단계로 발표했다. 이것만으로도 1992년 등급 도입 이후 최대 사고다. INES 국가통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각국에서 보고된 원자력 사고 중 '고장'인 3단계 이상은 없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번 사고가 더욱 심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16일 프랑스 원자력안전청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6등급에 속한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원자력안전청장인 앙드레 클로드 라코스테(Andre-Claude Lacoste)는 이날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명백한 6등급"이라며 "재앙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미국 싱크탱크 등에서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며 "7등급까지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김수진 기자 sj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