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문소정 기자] 원룸 등 도시형 생활주택의 가구수 제한이 종전 150가구에서 300가구로 완화되면서 도시형 생활주택 공급이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사업성을 이유로 뒷전에 물러나 있던 대형 건설사들의 사업참여가 활발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국회가 지난 10일 오후 본회의에서 도시형 생활주택 가구수 상한을 300가구로 완화하는 주택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1~2인 가구용 소형주택을 공급해 수급 안정을 꾀하겠다는 계산에서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그동안 중견업체들이 주로 지어왔다. 롯데건설(캐슬루미니), SK건설 등 대형업체에서도 도시형 생활주택 공급에 나서려 했지만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 사업을 보류했었다. 단지가 150가구를 넘을 수 없는 도시형 생활주택의 특성상 사업규모는 작은데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요지의 땅들은 땅값이 비싸 사업성을 맞추기 어렵다는 게 그 이유다.
그러나 도시형 생활주택의 가구수를 150가구에서 300가구로 완화하는 법이 국회를 통과했음해도 불구하고 일부 대형 건설사들은 도시형 생활주택 사업 참여에 대해 여전히 고심중이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규모가 완화되기는 했지만 아직은 지켜보고 있는 입장이다"며 "땅값도 땅값이지만 도시형 생활주택 특징상 좁은 공간안에 모든 커뮤니티가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건축비도 많이 들어 200~300가구 짓는 것으로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도 도시형생활주택 가구수 제한이 완화됐긴 하지만 '규모의 경제' 부문에 있어 대형업체들이 참가해 수익을 내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시공사 입장에서는 작은집 여러채보다 큰집 한채를 짓는 게 훨씬 이익이라는 얘기다.
류현선 수목건축 본부장은 "큰 기업들은 가구수 완화에도 도시형 생활주택 사업 참여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추고 있다"며 "가구수가 완화됐다고 해도 사업수익면에서 그리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번면 중견업체들의 공급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했다.
류현선 부장은 "도시형생활주택의 가구수 완화는 워낙 오래전부터 시장에 나왔던 말이라 많은 디벨로퍼사와 중견건설사들이 이에 대해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에 따라 도시형 생활주택의 공급량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현재 도시형 생활주택은 아파트와는 달리 놀이터 등 주변 시설물을 확충해야 하는 부담도 없고 보유해야 하는 주차시설도 1가구당 1대가 안돼 최근 중견업체들을 중심으로 공급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도시형생활주택 인허가 물량은 총 2만529가구로 전년도 1580가구에 비해 13배 가량 늘었다. 특히 하반기에 들어 인허가 물량이 급증하면서 한해 물량 중 80%를 차지했다.
한편 도시형 생활주택이란 정부가 서민과 1~2인 가구를 위한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2009년 5월에 도입한 새로운 주거 형태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으며 단지형 다세대(전용면적 85㎡ 이하)와 원룸형(12~50㎡), 기숙사형(7~20㎡)으로 나뉜다.
문소정 기자 moon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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