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감시 기능 끄고 엔진 최신 파일로 업데이트 필수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안철수연구소의 백신 프로그램 'V3'에서 장애가 발생해 사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11일 안철수연구소에 따르면 10일 오후 10시50분부터 11시50분까지 배포된 V3엔진버전 '2011.03.11.00'으로 업데이트된 'V3 365' 또는 'V3 Lite' 설치 컴퓨터에서 장애가 발생했다.
업데이트 후 실시간 감시 기능이 다수의 정상 파일을 'Trojan/Win32.OnlineGameHack'이라는 악성코드로 오진하는 증상이 발생한 것. 이에 따라 정상파일이 삭제되는 피해가 속출했다. 안철수연구소와 한국인터넷진흥원에도 피해 신고가 계속 접수되고 있다.
사용자들은 메신저 프로그램 등 정상 프로그램이 삭제돼 작동하지 않았고 문제의 원인을 알기 위해 인터넷에 접속하려고 했지만 브라우저 프로그램마저 작동하지 않았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또 일부 사용자들은 문제 발생 후 PC를 재부팅 했으나 다시 부팅되지 않는 치명적인 증상도 나타났다고 신고했다.
이는 안철수연구소가 배포한 V3 엔진 업데이트 파일에 오류가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엔진버전 '2011.03.11.00'이 정상 파일을 악성코드로 인식하고 치료를 시도하거나 삭제해버려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안철수연구소는 이미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엔진 업데이트를 배포하고 있다.
안철수연구소 관계자는 "사용하는 컴퓨터에서 증상이 발생하면 컴퓨터를 종료하지 말고 시스템에 설치된 V3 Lite와 V3 365의 실시간 감시를 일시 중지한 후 최신 엔진(엔진버전 2011.03.11.02)으로 업데이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만약 오류가 있는 업데이트 파일을 받은 후 컴퓨터를 끄면 부팅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또 처음 컴퓨터를 켜는 사용자들은 안전모드(네트워크 지원)로 부팅한 후 V3를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하면 된다.
안철수연구소 관계자는 "부팅이 되지 않더라고 하드가 지워진 것이 아니며 컴퓨터 내부에 자료가 아직 남아 있다"며 "이번 건과 관련해 부팅 장애가 발생하면 컴퓨터를 포맷 하지 말고 안철수연구소로 연락해야한다"고 당부했다.
안철수연구소의 V3 엔진에 오진 문제가 생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월에도 V3 백신이 일부 정상 프로그램을 스파이웨어로 오진하면서 전국 시ㆍ군ㆍ구의 민원 관련 전산망이 일시 다운된 바 있다. 당시 이로 인해 민원 업무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 시민들이 주민등록 등ㆍ초본 발급 등에 불편을 겪었다.
그해 4월에도 V3 제품군의 일부 기업용 사용자들이 엔진 업데이트를 적용한 결과 특정 프로그램이 실행되지 않거나 시스템의 구동이 멈추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일부 기업에서는 시스템이 다운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당시 안철수연구소는 엔진 업데이트에 버그가 생겨 바이러스를 진단·치료하는 과정에서 과도하게 메모리를 사용한 것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김철현 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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