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최태원, 정몽구, 허창수 등 4년래 최대 인원 참석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회장님 오십니다!” 호텔 입구에 선 경호원의 목소리에 긴장감이 묻어났다. 이미 오늘하루 이 말만 수십 차례. 하지만 로비에 자리한 수백여 명의 취재진은 검은 세단의 문이 열리는 순간마다, 너나 할 것 없이 침을 꿀꺽 삼켰다. 곳곳에 자리한 경호 인력과 호텔 관계자, 각사 관계자 또한 마찬가지였다.
10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의에 ‘회장님’들이 총 출동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 면면도 화려하다. 말 그대로 별들의 잔치, 재계 정상회의다.
‘총출동’한 것은 그룹 총수만이 아니다. 이날 행사장에는 회의 시작 한 시간여 전부터 취재진 200여명이 몰려들어 자리싸움을 펼쳤고, 평소 두세 배에 달하는 경호 인력이 투입돼 긴장감을 더했다.
외국인 투숙객과 로비 커피숍을 찾은 고객들도 가는 길을 멈추고, 이건희, 최태원 등 주요 참석자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호기심을 드러내는 모습이었다.
회장단의 이동통로인 엘리베이터와 뒤편 계단에는 회의 시작 한 시간여 전부터 정장 차림의 보안요원이 서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하나씩 체크했다. 행사장 출입을 시도한 일부 기자들은 소속 등을 묻는 보안요원의 날카로운 눈빛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며 뒤돌아서야만 했다.
이날 실시된 전경련 회장단 회의는 두 세달 간격으로 열리는 정례행사 중 하나다. 그러나 이번 회의는 허창수 회장의 취임 후 첫 회의인데다, 이건희 회장이 4년 만에 참석한다는 점에서 재계 안팎의 이목을 끌었다.
최근 회장단 회의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던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도 참석했다. 2007년 조석래 전 회장 취임 이후 최대 참석인원이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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