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뷰앤비전] 反기업정서 재등장한 까닭

시계아이콘01분 35초 소요

[뷰앤비전] 反기업정서 재등장한 까닭
AD

최근 만난 한 대기업 임원으로부터 들은 얘기다. 그는 "요즘에는 대기업 다니는 게 무슨 죄짓는 것 같다"며 하소연을 시작했다. 사연인 즉 이렇다. 동창회에 갔을 때다. 술이 한순배 돌아가자 한 친구가 "니네 회사 제품은 왜 이렇게 비싸냐"고 대뜸 물어온 것. "품질이 좋잖아"라고 짧게 대답했다. 이런 상황에서 제품의 가격결정에는 품질은 물론 브랜드 가치, 희소성 등이 영향을 미친다는 전문적인 설명을 할 수는 없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한 친구가 바통을 이어 받았다. "니네 회사는 잘 나가지, 하기야 중소기업 등골 빼먹고 있는데…." 그는 이 대목에서 할 말을 잃었다고 한다. "회사에서 중소기업을 위해 벌이고 있는 각종 상생활동을 설명하고 싶었는데 대기업들이 일방적으로 매도당하는 느낌이었다"고 그는 아쉬워했다.

최근 들어 정부가 물가안정, 동반성장을 이유로 대기업들을 몰아붙이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그동안 기업, 특히 대기업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인식은 정부 정책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정부가 대기업에 대한 국민여론을 좌지우지 해온 것이다. 대우사태 등으로 외환위기를 거치는 동안 기업이 나라를 거덜냈다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나타난 반기업정서는 노무현정부 시절 초반까지 심화됐다. 그러다 노 전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 "기업이 국가의 경쟁력이다"는 발언 이후 다소 수그러들었다. 하지만 태생적 한계 때문에 이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노무현 정부 기간 현대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조사한 기업호감도 지수는 2006년 하반기를 제외하고 재임 기간 내내 50점(100점)을 넘지 못했다. 이후 최고경영자(CEO) 출신 대통령인 이명박 대통령이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선언하면서 기업의 인기가 최절정에 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속에서도 위기를 훌륭히 극복해낸 우리 기업이었기에 반기업 정서가 자리 잡을 틈은 없었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이 지난해 말 이후 서민경제와 중소기업을 겨냥한 물가안정과 동반성장으로 선회하면서 3년 만에 반기업정서가 주요 이슈로 등장했다.

정부는 물가인상 주범 중 하나로 기업의 폭리를 꼽았다. 아울러 동반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로 대기업을 지목했다. 해당 기업들은 '국민과 함께하는 기업상에는 동의하지만 이런 방식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겉으로는 날을 세우지 않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정부와 대기업이 외나무 다리에서 만나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임기 2년을 채 남겨두지 않은 이명박 정부는 레임덕이 없다고 강조하고, 대기업은 2년 만, 아니 1년 만 무난히 버티려 하고 있다.


이 같은 갈등이 지속될 경우 서민이나 중소기업이 보는 대기업에 대한 시각은 따가워질 수밖에 없다. 대기업이 폭리를 취하고 동반성장에 반대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대기업은 어떤가. 만족할 만한 수준는 아니지만 사회공헌 등의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30대 그룹의 대중소기업 지원 예산도 지난해보다 24.9% 늘어난 1조원을 돌파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만족할 수 없다며 매를 들고 있다. 반기업정서가 심화되면 대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성장잠재력이 훼손되며, 대기업 근무자의 사기가 저하된다. 이는 곧 국가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반기업정서로 인해 국가경쟁력이 약화될 경우 정부 역시 반기업정서 심화의 빌미를 줬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당장의 물가안정이나 구체적 윤곽도 잡지 못한 동반성장보다는 멀리 보는 중장기적인 정책수립이 아쉽게 느껴질 뿐이다. 당장 매를 대기보다 다독여주고 이를 독려하는 것은 어떨까.




노종섭 산업부장 njsub@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