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황보관 FC서울 감독이 K-리그와 아시아 동시 제패의 최대 라이벌은 '자기 자신'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황보 감독은 24일 오후 서울 홍은동 그랜드 힐튼 호텔에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개막 미디어데이에 참석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28일 넬로 빙가다 감독으로부터 지휘봉을 넘겨받았다. J2리그 오이타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올 시즌 2연패에 도전한다
그는 올 시즌 어떤 팀을 라이벌로 꼽는지 묻는 말에 "FC서울의 라이벌은 FC서울 자신"이라고 밝혔다. 곤란한 질문을 피해가기 위한 듯 했지만 핵심을 관통하는 답변이었다.
서울은 올 시즌 '디펜딩 챔피언'의 자격으로 정규리그와 컵 대회에 임한다. 2년 만에 출전하는 AFC챔피언스리그 우승도 노리고 있다.
두터운 스쿼드의 전력이지만 자칫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칠 수 있다. 3일 간격으로 이어지는 일정에 장거리 원정까지 더해진다. 체력 관리에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자칫 연패라도 당할 경우 사기 저하도 우려된다.
여기에 전년도 우승팀에 대한 타팀들의 집중견제까지 더해진다. 지난 해 전북이 K-리그와 AFC챔피언스리그에서 모두 기대 이하의 성적을 올렸던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결국 적은 외부가 아닌 자기 자신에 있다는 뜻. 황보 감독의 답변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였다.
실제로 서울은 개막 전부터 빡빡한 일정을 치른다. 다음달 2일 UAE 셰이크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알 아인과 AFC챔피언스리그 F조 1차전을 갖는다. 개막을 목전에 두고 이동시간만 10시간 이상 걸리는 장거리 원정을 벌여야 하는 셈.
한국에 돌아오면 이틀 뒤 6일 곧바로 '라이벌' 수원과의 K-리그 개막전을 펼쳐야 한다. 두 경기 중 어느 한 경기라도 놓치면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기게 된다.
이에 대해 황보 감독은 "체력적 문제가 없다면 거짓말이다"면서도 이는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역설했다.
그는 "서울은 K-리그 명문구단을 넘어 '탈아시아'적인 팀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만큼 책임감도 크지만, 즐거운 도전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2년간 K-리그가 AFC챔피언스리그를 연속 제패했는데, 이번에 서울이 그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나"고 반문했다.
수원과의 '수퍼매치'에 대한 기대감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수원에 워낙 좋은 선수가 많이 들어왔다"고 운을 띄웠다. 더불어 "서울의 축구가 갖는 색깔을 잘 살리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 사상 최대 규모의 관중이 들어올 것이라 믿는다. 멋진 경기로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
스포츠투데이 이기범 기자 metro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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