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권력화 된 교회는 예수님의 뜻이 아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가 '이슬람채권법 처리에 찬성할 경우 낙선운동을 벌이겠다'고 정치권을 압박한 개신교를 향해 쓴소리를 했다.
이 대표는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개신교 측에 단호한 입장을 밝힌데 이어 24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는 "표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정치권에 가서 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압박하는 것은 교회가 권력화된 것"이라고 일침을 놨다. 그는 이어 "교회든 어떤 단체든 본래의 영역 범위를 벗어나 권력화 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또 "한나라당이 공개적으로 (이슬람채권법을) 다루지 않겠다고 한 것은 교회의 압력에 무릎을 꿇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아랍에미리트 원전수주 관련 의혹을 제기하며 법안 처리에 반대하고 있는 민주당에 대해서도 "이슬람채권 문제는 2008년부터 검토해왔고 구체화된 것은 2009년으로 원전 수주는 그 이후"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의 이같은 발언을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종교적으로 민감한 이슈를 파고들어 국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려는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자칫 '표'를 잃을 수 있는 발언을 강행한 것은 이 대표의 '대쪽' 이미지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그는 지난해 12월 4대강 사업과 관련,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정진석 추기경을 '골수 반공주의자'라고 비난하자 이들을 '골수 친북주의자'라고 반박하는 등 정치권에서 성역이나 다름없는 종교계에 대해 거침없는 발언을 해왔다.
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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