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녹십자 이어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제약업계 4~5위를 맴돌던 대웅제약이 지난해 매출 기준 제약사 톱3 반열에 올랐다. 지난 2007년 이후 3년 만에 3위를 꿰차면서 동아제약-유한양행-한미약품 순으로 수년간 고정됐던 톱3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2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 기준 제약사 순위는 동아제약(8468억원)-녹십자(7910억원)-대웅제약(6722억원)-유한양행(6493억원)-한미약품(5946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44년간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는 동아제약을 제외하면 나머지 제약사들이 엎치락 뒤치락 하며 순위경쟁을 하는 모양새다.
이중 눈여겨볼만한 곳은 지난해 톱3 반열에 다시 오른 대웅제약이다.
대웅제약은 지난 2006년 매출액 4004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4위를 차지했다. 2007년 전년 대비 20.92% 성장하면서 매출 4842억원을 기록, 유한양행을 밀어내며 3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다음해 4위(5476억원), 2009년 5위(6137억원)로 밀려났다.
하지만 지난해 동아제약, 녹십자에 이어 3위 자리를 꿰찼다. 3월 결산법인인 대웅제약이 지난해 4~12월까지 9개월 동안 올린 매출은 5099억원. 여기에 지난해 1~3월의 매출을 더하면 연간 매출액이 6722억원이다. 이는 매출 기준 업계 3위로 두 계단 껑충 뛰어오르는 셈이다.
대웅제약의 힘은 '신약'에서 나온다. 자체적으로 신약개발에 전력을 쏟지는 않지만 다국적제약사의 신약을 도입해 판매대행하는 방식을 취한다. 해외 신약의 제품력에 대웅제약의 강력한 영업을 더해 매출로 연결시키는 것이다.
주력품목은 2005년 일본에서 도입한 고혈압치료제 '올메텍'이다. 지난해 올메텍으로 올린 매출은 907억원으로 900억원대를 간신히 턱걸이 했다. 이는 전년(956억원)보다 5.1% 감소한 수치지만 올메텍은 여전히 대웅제약의 성장을 이끄는 동력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올메텍, 글리아티린(뇌기능개선제), 우루사 등 기존 제품군과 프리베나(폐렴백신), 둘코락스 등 신제품의 판매가 호조세를 보였다"면서 "올해 신제품군을 추가하고 영업력을 더욱 강화해 매출 규모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리지널 약품의 판권회수 땐 대웅제약의 성장동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도 있다. 이미 지난 2006년 발기부전치료제 '시알리스'와 금연보조세 '니코스탑'의 판권 회수에 이어 다음해 고혈압치료제 '다이나써크'의 판권계약이 종료된 바 있다.
또 올 3월 위장관조절제 '가스모틴'의 특허가 만료돼 약가가 인하될 예정이라 주력 품목 매출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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