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17일 영업정지 통보를 받은 대전저축은행 본점 영업부는 아침부터 몰려든 예금자들로 아수라장이 됐다.
예금보험공사에서 파견된 직원들과 창구직원 10여명이 고객들에게 자초지종과 향후 일정을 설명하고는 있지만 고객들은 "좀 더 자세히 알려달라", "책임자가 내려와 차분하게 설명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흥분하고 있다.
안타까운 사연들도 눈에 띈다. 만기된 예금을 찾으러 왔다는 김 모씨(40)는 "영업정지가 내려진 것도 몰랐는데 예금을 찾으러 온 지금에야 상황을 알게 됐다"며 "당장 다음주까지 아파트 잔금을 치러야 하는데 큰일이다"고 말했다.
김씨는 급한 마음에 본인이 예금을 맡겨놓은 다른 은행에서 돈을 찾고자 했다. 하지만 기구하게도 그 은행은 부산저축은행이었다. 그는 "대전에 집이 있고, 직장이 부산이라 대전과 부산저축은행에 돈을 맡겼는데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다"며 고개를 숙였다.
노후자금인 2억원 가량을 모두 대전저축은행에 맡긴 80세 노인도 있다. 김재희씨는 사색이 된 얼굴로 "은행이 영업정지당할 거라고는 전혀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김 씨의 목소리는 떨렸고,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오늘은 필요한 자금을 찾을 수 없다는 창구직원의 말에도 80세 노인은 지점에서 발을 떼지 못하고 문 앞을 서성였다.
남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전 재산을 맡긴 고객, 서울에서 공부하는 딸의 결혼자금을 맡겨둔 고객, 어제가 만기였는데 예금을 찾지 못한 고객들도 있다. 박 모씨는 "이러다가 정말 이혼당하게 생겼다"며 "이자만 보고 맡겼는데, 너무 황당한데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도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다른 고객도 "직원들이 영업정지 소식을 몰랐다는데 전혀 믿을 수가 없다"며 "오늘 영업정지인데, 어제 예금을 받거나 만기를 연장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이렇게 아수라장이 된 지점이지만 창구직원들도 죄송하다고만 할 뿐, 이렇다 할 답변을 못 내놓고 있다.
직원들은 "이날 아침에 영업정지 소식을 듣게 돼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전혀 모른다"며 고객들을 응대하고 있다. 가지급금 지급 시작 날짜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직원도 있었다. 파견나온 예보 직원도 "2주 정도 후인 3월2일경에 가지급금 지급을 시작한다는 것만 말해드릴 수 있을 뿐, 그 외 다른 사항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고 잘라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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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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