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제인나트륨 '뺀' 커피는 비방광고에 해당"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보건당국이 최근 국내 한 커피믹스 제조업체가 일부 합성첨가물을 쓰지 않았다고 한 광고문구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청 등에 따르면 천안시청은 지난 15일 남양유업의 프렌치카페 커피믹스의 광고문구가 비방광고에 해당한다며 시정명령 처분을 내렸다. 앞서 식약청이 지난달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충남 천안시청에 시정명령 처분을 요청한데 따른 것이다.

문제가 된 광고문구는 '커피는 좋지만 프림은 걱정된다' 중 '프림은 걱정된다'와 '화학적 합성품인 카제인나트륨을 뺐다'는 부분이다. 카제인나트륨을 '넣지 않았다'는 표현 대신 '뺐다'고 한 부분이 비방의 소지가 있다는 해석이다.

현행 식품위생법은 '다른 업소의 제품을 비방하거나 비방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카제인나트륨은 우유 성분 중 일부인 카제인을 활용해 우유의 맛을 낸 화합물로 커피크리머의 주요 원료로 쓰이며, 특별한 사용기준은 없는 상태다.

식약청 관계자는 "해당 제품은 처음부터 카제인나트륨을 사용하지 않았는데 '뺐다'고 한 표현은 잘못된 데다 '프림은 걱정된다'고 해 소비자들이 프림이 좋지 않은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 소지가 있다"며 "굳이 카제인나트륨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강조한 것은 비방광고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남양유업 측은 시정명령에 대해 "말도 안 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화학첨가물을 빼고 천연원료를 넣은 것이 규제대상이라면 어떤 기업이 품질개발 노력을 하겠느냐"며 "오랜기간 특허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차별점으로 내세웠는데 비방광고라고 한 것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시정명령은 수십년간 커피믹스 시장을 독점해온 동서식품의 독점체제가 더욱 공고해지도록 도와주는 셈"이라며 "품질경쟁의 저해하고 소비자의 권익 보장을 막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남양유업의 광고문구에 대해 동서식품 등 경쟁업체들은 카제인나트륨이 인체에 해로운 화학첨가물이 아닌데 마치 나쁜 것처럼 광고하고 있다며 반발해왔다.

박혜정 기자 par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