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대장주와 포털대장주의 엇갈린 주가
[아시아경제 천우진 기자]올해들어 게임업종 대장주인 엔씨소프트와 포털업종 대장주인 NHN의 주가가 반대흐름을 보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코스피가 130포인트 넘게 급락한 2월 중에도 3거래일을 제외하고 나머지 거래일에서는 모두 오르는 강한 흐름을 보였다. 코스피 2000선이 깨진 지난 11일도 장중 상승세가 둔화되기는 했지만 22만500원으로 거래를 마감하며 제자리를 지켰다. 15일 거래에서도 2.51% 상승한 22만50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프로야구 9구단 창설에 따라 재정적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주가에는 별다른 악영향을 주지 못했다. 반면 NHN은 올해초 22만95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가 15일에는 18만7000원까지 떨어지며 약세를 지속했다.
두 기업의 희비는 왜 갈렸을까. 엔씨소프트는 신작게임 블레이드앤소울 공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일 주가 강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NHN은 예상에 못미치는 실적에 테라 효과까지 사라졌다는 평가다.
◆테라효과 사라진 NHN
포털대장주 NHN의 매출에서 게임부문의 비중은 30%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말부터는 신작게임 테라에 대한 기대감이 NHN의 강세를 이끌었다. 지난해 12월 19만2000원에 머물던 주가는 테라 출시전인 1월3일 22만9500까지 올랐다. 반면 신작게임 테라는 지난 1월11일 공개 직후 PC방 점유율 1위인 아이온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지만 NHN주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시장기대치에 부합하지 못한 지난 4분기 실적도 주가 약세에 영향을 줬다. 지난해 4분기 NHN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009년 4분기에 비해 각각 3.1%, 3.5% 증가한 3311억원, 1508억원으로 집계됐다. 그중 게임부문의 매출은 885억원으로 같은기간 21.5% 급감했다. 게임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이유는 퍼블리싱 게임 R2의 계약 종료로 지난해 11월부터 더 이상 실적이 발생하지 않았고 웹보드 부문의 실적이 저조했기 때문이다.
김창권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NHN은 지난해말 테라 출시에 따른 기대감으로 급등세를 보였다"며 "그러나 4분기 실적이 기대에 부합하지 못했고 특히 게임 부문은 웹보드게임 매출도 줄었다. 테라가 앞으로 연간 800~10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지만 퍼블리싱게임이기 때문에 웹보드게임보다는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결국 지난해말 급등세와 현재의 약세는 신규게임모멘텀에서 실적모멘텀으로 NHN의 주가흐름이 전환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작게임 기대감 커진 엔씨소프트
반면 엔씨소프트는 지난 10일 저조한 4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서도 주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8.2% 감소한 1274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역시 2009년 같은기간과 비교해 각각 22.9%, 45.9%씩 줄어들었다. 다만 지난해 연간 실적은 블록버스터급 신작 게임 출시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온, 리니지 1·2가 버티며 2009년에 비해 13.2% 증가했다.
오성권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4분기 엔씨소프트는 인건비와 광고 선전비 증가 등으로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며 "그러나 현재는 저조한 실적보다는 신작 게임 상용화 일정에 대한 가시성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정우철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시장에서는 블레이드앤소울의 성공여부에 대해 의심하지 않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높은 게임 개발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단지 서비스 시기에 주목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천우진 기자 endorphin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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