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베트남이 자국통화인 동화를 19년래 최대폭으로 절하했다. 국내 외환시장 유동성 공급을 늘리는 한편,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베트남 중앙은행은 11일 성명을 통해 동화 가치를 달러당 1만8932동에서 2만693동으로 조정한다고 고시했다. 이에 따라 동화는 8.5% 절하됐으며 달러 가치는 동화대비 9.3% 절상됐다. 또 달러-동화 외환변동폭도 현행 3%에서 1%로 축소했다.
베트남은 2009년 11월부터 15개월간 이번을 포함해 총 4차례에 걸쳐 동화 가치를 절하했다. 안전자산 수요가 높아지면서 달러 부족 현상이 심해지자 투자자들이 암시장에 몰리면서 동화 실거래 가치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암시장에서 달러 대비 동화는 2만1300동에 달하며 공식 환율과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심각한 무역적자 또한 통화 절하 단행의 원인이다. 베트남 무역적자는 이미 1월 10억달러를 기록했으며 2010년 132억4000만달러로 확대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물가상승압력이 2년래 최고 수준으로 높아진 가운데 동화 절하가 인플레이션을 더욱 악화시킬 우려도 커졌다.
케빈 스노우볼 PXP베트남어셋매니지먼트 대표는 “이번 조치는 뒤늦게나마 외환시장 통제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라면서 “공식 환율과 실거래 환율간 격차가 10%나 벌어지면서 전체 외환시장에 대한 신용도가 위협받는 상황에서는 불가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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