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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혈투' 박현주 회장의 승부수, 먹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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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증권업계가 자문형 랩어카운트 수수료 인하 여부로 술렁이고 있다. 미래에셋이 박현주 그룹 회장의 랩 수수료가 비싸다는 발언 이후 증권사들이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내면서 부터다.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은 박 회장의 발언에 신경을 안쓰겠다는 입장이지만 내심 불편한 속내는 감추지 않았다. 자문형랩부문에서 증권사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증권의 입장에서 볼 때 업계 평균적으로 높지 않은 수수료가 자칫 지나치게 비싸게 적용한 것 같은 오해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

이처럼 자문형 랩 수수료를 둘러싼 업계의 찬반 양론이 팽팽한 가운데 가격할인 경쟁이 본격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14일부터 국내 자문형 랩 수수료를 기존 연 3.0%에서 1.90%대로 인하한다고 이날 밝혔다. 지난 7일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수수료를 인하할 것이라고 폭탄선언한지 사흘 만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또 수수료 인하와 무관하게 자문수수료는 그대로 투자자문사에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연계돼 있는 자문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비롯해 한국창의투자자문, 브레인투자자문, 레오투자자문, 코스모투자자문, 피데스투자자문, 프렌드투자자문, GS자산운용, LS자산운용 등이다.


여기에 현대증권은 수수료 인하싸움에 기름을 부었다. 현대증권은 미래에셋의 수수료 인하 발표 직후 업계 최저로 수수료를 낮출 것이라고 전격 발표했다.


현대증권의 자문형 랩 수수료는 가입금액별로 1.5%~3.0%다. 14일부터 1.0%~1.5%로 조정된다. 미래에셋의 1.90%보다도 더 낮다. 최저인 1.0%의 경우 주식형펀드보다도 낮다.


하지만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수수료 인하 경쟁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좋은 서비스에 높은 보수를 받는 것이 맞다는 의견에서다.


가장 먼저 반기를 든 것은 삼성증권. 자문형 랩 시장 1인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삼성증권은 박회장이 발언한 이후 "은행금리 4%에 비해 자문형 랩 수수료 3%가 비싸다고 한 것은 처음부터 박현주 회장의 말"이라며 "실제로 미래에셋의 자문형 랩 수수료가 3% 수준이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우리투자증권과 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등도 모두 인하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국증권 관계자는 "현재 자문사형랩 평균수수료 수준은 2.38%이고 최고 3% 최저 2%이며 가입금액에 따라 차등적용 되지 않고 운용사별로 다르다"라며 "3% 수수료도 미래나 현대의 기존 상품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인하경쟁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동양종금증권은 종합적으로 검토중이라며 뚜렷한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한편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증권사들의 수수료 인하 싸움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랩 시장에 수수료 인하로 인해 투자자들의 시선이 한몸에 받을 수 있는데다 혼란이 야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수수료 경쟁 싸움이 미래에셋증권이 후발 주자로 뛰어들면서 가격경쟁으로 시선을 모으기 위한 철저한 계산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이 자문형 랩 시장에서 뒤떨어져 있다보니 시장에 주도권을 잡기 위해 박현주 회장의 브랜드를 이용한 가격전략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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