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사실 원하지 않았던 질문이라 대답하고 싶지 않네요. 하지만 매일매일 생각하고 있는 문제입니다."
8일 부임 후 처음으로 기자 간담회 자리를 마련한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토요타자동차 사장은 늦은 데뷔전을 의식해서인지 사뭇 진지했다. 리콜 파문으로 불가피하게 '사과'를 위한 기자 회견을 열었던 지난해 4월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예민한 질문은 피해가되 감정적으로 솔직한 답변을 내놓는 그의 눈빛에서 1년새 '성장통'을 겪은 흔적이 엿보였다. 나카바야시 사장은 "지난해는 가장 어려웠고, 유익했고, 바쁜 한 해였다"면서 "고객 제일주의라는 토요타 모토가 얼마나 중요한지 되돌아봤다"고 운을 뗐다.
그는 렉서스와 토요타 브랜드를 합쳐 3년 내에 연간 2만대 판매를 돌파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올해에는 각각 6000대와 7500대 등 총 1만3500대를 팔겠다고 했다. 전년 대비 30%가량 증가한 수치다. 일각에서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치자 나카바야시 사장은 "보수적으로 잡은 목표치"라면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나카바야시 사장은 '하이브리드 전도사'도 자처하고 나섰다. 그는 "하이브리드의 친환경성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반복해 말했다.
하지만 나카바야시 사장이 크게 우려하는 2가지는 바로 실적과 정체성이었다. '자승자박'의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리콜 사태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유독 한국만 실적 회복이 더딘 이유를 분석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원치 않았던 질문"이라고 씁쓸한 미소를 보인 뒤 답했다. 그는 "모델 라인업이 타사에 비해 떨어지는 데다 가격 정책에 있어 판단 착오 혹은, 판매 서비스 네트워크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면서 "단기적으로는 리콜의 영향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즉효가 있는 대책은 없다"며 "단기, 중기, 장기적으로 계획을 세워 하나씩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프리미엄 콤팩트 하이브리드 모델인 'CT200h' 출시로 한국토요타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라인업을 구축하면서 기존 렉서스가 가진 프리미엄 고유의 브랜드 정체성이 상실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는 "매일 고민하는 문제 중 하나"라며 "당연히 렉서스 본연의 이미지는 훼손하면 안 된다"고 전했다. 아울러 "하이브리드는 단순히 경제성만을 추구하는 게 아닌 선진 기술이자 지구 환경에 유익한 분야"라며 "친환경성은 물론 정숙성과 성능이 뛰어난 차량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