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기, 백두급 최강자 이태현 누르고 장사 등극
김기태, 김지훈 3-0으로 누르고 한라급 최강 확인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현대삼호중공업 코끼리 씨름단이 지난 1~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설날장사씨름대회에서 백두장사와 한라장사를 배출하며, 씨름 명가로서 자존심을 치켜 올렸다.
회사측에 따르면 지난 4일 개최된 백두급 장사결정전에서 이슬기 선수가 데뷔 5년 만에 최근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달리며 독주체제를 굳히려던 이태현(구미시청) 선수를 3대1로 물리치는 이변을 연출했다.
첫판에서 비겼으나 체중이 가벼워 먼저 승리를 따낸 이슬기 선수는 밀어치기로 둘째 판을 이기며 2대 0으로 앞서갔다. 셋째 판에서 이태현 선수에게 배지기를 허용해 한발 물러선 이슬기는 넷째 판에서 들배지기 공격을 시도한 이태현 선수를 안다리 걸기로 쓰러뜨려 장사 타이틀을 차지했다.
이슬기 선수는 학생시절 아마 최강자로 이름을 날리며 일찍부터 한국씨름의 미래로 각광을 받아왔으나, 실업 데뷔 이후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지난해 추석장사씨름대회에서 결승에 올랐으나 이태현 선수에 패해 장사타이틀 획득에 실패하는 등 절치부심하던 중 이번에 드디어 백두장사에 올랐다.
앞서 지난 3일 열린 한라장사 결정전에서는 김기태 선수가 김지훈(용인백옥쌀) 선수를 3대 0으로 따돌리고 황소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지난해 6월 문경장사 씨름대회에서 한라장사에 올랐던 김기태 선수는 8개월 만에 정상의 자리를 재확인했다. 개인 통산 여섯 번째 장사 타이틀이다.
이번 설날장사씨름대회에서 두 체급을 석권한 코끼리 씨름단은 호남권 씨름 발전에 기여하고 스포츠 마케팅을 통한 기업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현대삼호중공업이 지난 2005년 1월 현대중공업으로부터 인수했다.
인수 이후 천하장사 1회, 백두장사 12회, 한라장사 12회, 금강장사 2회 등 괄목할만한 성적을 거두며 씨름명가로서의 자존심을 지켜왔다.
영암 영애원 등 지역 복지시설과 자매결연을 맺고 봉사와 위문활동을 정기적으로 펼치고 있는 한편, 지역을 찾아 환경정화 등 대민봉사활동을 지속하고 있으며 지역축제에도 참가 시범경기를 펼치는 등 지역민과 함께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 씨름단 관계자는 “고흥, 장흥, 여수 돌산 등 호남지역은 예로부터 장사가 많이 난 고장으로 민속씨름의 한 축을 이뤘다”며, “향후 민속씨름의 중흥과 지역인재 양성 등에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를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코끼리씨름단은 선수들의 자기개발과 사회적응을 위해 지난해부터 주 3회 영어공부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한자공부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 코끼리씨름단은 현재 김은수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탭 2명과 선수 13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요 선수로 백두급에 황규연, 문찬식, 윤정수, 이슬기, 한라급에 김기태, 조준희, 이영호, 금강급에 안태민, 안순일, 김유석, 태백급에 한다복, 정재욱, 신규선 등 정상급 선수들이 활약하고 있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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