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기성용이 복귀전을 치른 셀틱이 라이벌전에서 힘겨운 무승부를 거뒀다.
셀틱은 6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아이브록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11 스코티시컵 5라운드에서 레인저스를 맞아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스코틀랜드 리그를 양분하는 셀틱과 레인저스의 '올드펌 더비'는 세계 3대 더비 매치로 불릴만큼 뜨거운 열기를 자랑한다. 올 시즌 두 차례 맞대결에선 각각 한 차례씩 승리를 나눠가졌다. 이날 경기는 두 팀 간의 자존심이 걸린 승부였고, 그만큼 치열한 경기가 펼쳐졌다. 두 골씩을 주고받는 공방전은 물론 경고 9장, 퇴장 2장이 나오는 '혈전'이었다.
아시안컵 차출로 한 달여 만에 복귀한 기성용은 이날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했다. 복귀와 동시에 '올드펌 더비'란 중요한 경기에 투입되며 닐 레넌 셀틱 감독의 신뢰를 확인한 셈이 됐다. 그에 보답하듯 기성용은 중원에서 볼배급과 수비 1차 저지선 역할을 하며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반면 차두리는 이날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레인저스가 도망가면 셀틱이 따라가는 형국이었다. 레인저스는 전반 2분 첫 번째 코너킥 상황에서 셀틱 수비수 머리 맞고 흐른 공을 제이미 네스가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로 연결, 기선을 제압했다.
셀틱도 곧장 반격에 나섰다. 전반 16분 조 레들리가 왼쪽 측면에서 내준 땅볼 크로스를 쇄도하던 크리스 커몬스가 그대로 꽂아 넣었다.
동점 상황에서 첫 번째 변수가 셀틱에 발생했다. 전반 38분 셀틱 골키퍼 포스터가 스티븐 네이스미스를 넘어뜨려 페널티킥을 허용한 것. 동시에 주심은 포스터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레넌 감독은 어쩔 수 없이 동점골을 넣은 커몬스를 빼고 루카스 살루스카 골키퍼를 투입했다.
스티븐 휘태커는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깔끔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수적 우위까지 확보한 레인저스 쪽으로 승부가 기우는 듯했다.
하지만 후반전은 전혀 다른 양상이었다. 셀틱은 비록 한 명이 부족했지만 그만큼 더 많은 활동량으로 레인저스를 압박했다. 간판 공격수 조르지오 사마라스도 투입됐다. 원정경기였지만 라이벌전에서 질 수 없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결국 셀틱은 후반 20분 주장 스캇 브라운의 통렬한 왼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이후 후반 31분에는 페널티킥을 유도했던 네이스미스가 시뮬레이션 액션으로 경고 누적 퇴장을 당하는 행운까지 얻었다.
스코어는 물론 수적에서도 동등해진 상황. 이후 양 팀은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지만 더 이상의 추가 득점은 올리지 못했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집단 난투극 직전까지 가는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해 라이벌전다운 면모를 보였다.
스코티시컵 대회 규칙에 따라 무승부를 거둔 두 팀은 이후 재경기를 치른다. 올 시즌에만 네 번째 '올드펌 더비'를 치르게 된 셈.
한편 기성용과 차두리는 경기 후 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해 곧장 터키로 이동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9일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터키 대표팀과 현지에서 평가전을 치른다.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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