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선수, '시크릿 훈련지' 따로 있나?

태국과 필리핀 등 동남아 가까워서 좋고, 미국은 다양한 코스 적응으로 각광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프로선수들이 선호하는 동계훈련지는 과연 어디일까.

바야흐로 2011시즌을 앞둔 막바지 동계훈련의 시기다. 선수들은 올해 유난히 폭설과 한파가 극심했던 한국을 일찌감치 떠나 체력훈련과 더불어 기술을 연마하고 있다.

동남아시아가 주를 이뤘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 등으로 훈련지도 다양해지고 있다. 기후는 물론 코스와 잔디, 비용까지 감안한 선택이다.

국내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은 아직은 동남아가 가장 많다. 기온이 높은 것이 흠이지만 피한(避寒)을 위한 훈련지로는 손색없는 태국과 필리핀, 말레이시아가 대표적이다. 일단 거리가 가깝다는 점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준다. 골프장이 많아 선택의 폭도 넓고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식사도 한식이라 입맛에 맞는다.

김하늘(23ㆍ비씨카드)은 태국에서, 이보미(23ㆍ하이마트)는 태국과 베트남에서 각각 한 달씩 훈련한다. 태국에서 훈련 중인 양수진(20ㆍ넵스)은 오는 9일 태국오픈에 출전한 뒤 이달 말 귀국할 예정이다. 태국이 고향인 송아리(25ㆍ하이마트), 박희정(31), 임성아(27) 등도 가세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선수들은 오는 17일 개막전이 열려 현지 적응이라는 미션도 더해졌다.

이제는 미국도 주요 훈련지로 꼽힌다. 여자선수들에게는 한국 선수가 많다는 점에서 LPGA투어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플로리다주 올랜도는 특히 한국 선수들이 거처를 마련해 놓은 곳도 많을 뿐더러 골프장과 아카데미도 많아 동계훈련지로 가장 각광받는 곳이다. 미국 무대 입성을 꿈꾸는 선수들도 선호한다.

서희경(25ㆍ하이트)은 '절친'인 홍란(25)과 함께 캘리포니아주 LA 인근 테미큘라에 캠프를 마련했다. 시즌 초반 이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가 많아 상반기 기선제압을 위한 잔디파악도 병행하는 셈이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합류한 강성훈(24)과 김비오(20)도 미국에서 동계훈련을 마쳤고, 2부 투어인 네이션와이드투어를 준비하는 이승호(25ㆍ토마토저축은행)는 맹훈련 중이다.

호주와 뉴질랜드도 있다. 한국과 계절이 정반대라 여름이며 환경도 좋고 코스도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소연(21)과 안신애(21ㆍ비씨카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호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유소연은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호주여자오픈과 ANZ마스터스에도 출전해 실전감각도 유지할 계획이다. 강욱순(44ㆍ타이틀리스트)은 뉴질랜드에서 샷을 가다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