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경 기자] 미국 주식시장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금융위기 이후 최고 강세인 지금은 투자하기 늦은 때가 아니라 '다우 주식을 사야할 때'라고 AP통신이 31일 보도했다.
미국 산업계 블루칩 30종목이 편입된 다우지수는 지난 26일(이하 미국 현지시간) 2년7개월 만에 장중 1만2000선을 돌파했으며, 9주 연속 주간 상승하다 이집트 사태와 일본 국가신용등급 강등의 여파로 1월 넷째주에 주간 하락을 기록했다.
다우지수 상승은 그러나 지난 12개월 동안 미국 시장의 다른 지표들의 상승폭에 비하면 뒤처진 편이다. 앞으로 더 오를 여지가 많다는 뜻도 된다.
시장 주기를 보면 소형주들은 침체기에 극적으로 떨어졌다가 침체기를 벗어나는 시점에 주가가 최고로 올라가는 반면 대형주들은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적고 경기 회복기가 경기 확장 국면에 들어설 때 상승폭이 크다.
일례로, IT거품이 붕괴된 뒤 소형주들은 2003년부터 2006년까지 매해 다우 지수보다 실적이 좋았고, 다우 주식들은 2006년부터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까지 좋은 실적을 냈다.
AP통신은 이런 주기가 다시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은 지난 2년 간 해마다 27% 상승한 반면 다우지수는 2009년에 22.6%, 2010년에 14% 상승했다.
올해 들어서는 상황이 역전됐다. 지난 27일까지 다우는 2.4% 오른 반면 러셀지수는 1.1% 하락했다.
투자은행 시그널힐의 관리이사 더그 고딘은 이를 두고 "강세장의 경계선 근처에 다다랐다"고 평가했다.
다우 종목 상승은 두가지 측면에서 전망된다.
다우지수는 중공업, 음식료, 제약, IT 등 다양한 종목을 편입하고 있어 미국 경제 전반을 반영한다.
27일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4분기 미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2%로 3분기보다 높아졌다고 발표했다. 경제전문가들은 2011년 소비자지출이 지난해보다 2배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컴퓨터, 에너지, 기초생산품 등에 대한 산업지출이 늘고 있는 것도 긍정적 신호다.
이런 상황이 반영돼 다우 종목인 전산장비업체 IBM과 휴렛패커드는 올해 들어 주가가 8% 넘게 올랐다. 종합가전업체 제너럴일렉트릭(GE)은 지난해 4분기 순익 59% 상승 등 좋은 실적에 힘입어 지난 24일 주가가 20.28달러로 2008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다른 측면은 주가수익비율(PER)이다. 현재 다우 종목들의 평균 PER은 14.7로 2003년 평균치인 18.1에 비해 상당히 낮다. 500개 대형기업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S&P500)의 PER 17.3과 비교해도 낮은 수치여서 주가 상승의 여지가 크다.
3조4500억 달러(약 3875조원)의 자산을 관리하는 블랙락의 수석 시장전략가 보브 돌은 "대형주들은 현재 주가를 만회해가고 있다"며 "대형주가 상승할수록 투자자들은 대형주 매수를 늘리고 싶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민경 기자 sky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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