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구자철(제주)이 사실상 11년 만의 한국 출신 아시안컵 득점왕을 예약했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9일 오전 카타르 도하 알 사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2011 아시안컵 3·4위전에서 구자철과 지동원(전남)의 연속골에 힘입어 3-2로 승리했다.
이날 선제골로 구자철은 이번 대회 5골째를 기록했다. 더불어 지동원과 이스마일 압둘라티프(바레인, 4골)을 제치고 득점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한국과 바레인은 이미 대회를 마감한 상태다. 득점왕 등극의 9부 능선을 넘은 셈이다.
마지막 변수는 호주-일본의 결승전이다. 현재 일본의 오카자키 신지(시미즈) 마에다 료이치(이와타) 호주의 해리 큐얼(갈라타사라이)이 3골로 구자철의 뒤를 뒤쫓고 있다.
이들 중 누구라도 세 골 이상을 터뜨리면 득점왕의 주인공은 바뀐다. 그러나 두 골 이하를 기록할 경우 구자철이 유리하다. 아시안컵 규정상 두 선수 이상이 같은 수의 골을 넣었었다면 더 많은 도움을 기록한 선수가 득점왕에 오른다. 구자철은 현재 3도움을 기록했다. 반면 마에다와 오카자키는 각각 도움 1개에 그쳤고 큐얼은 도움이 없다.
즉 결승전에서 마에다와 오카자키가 2골 2도움을 기록하거나 큐얼이 2골 3도움을 올려야 구자철과 동률을 이룬다. 이 때는 출전 시간이 적은 선수가 득점왕을 차지한다. 8강 이란전과 4강 일본전에서 연장 승부를 펼쳤던 구자철로선 불리하다.
그러나 그럴 확률은 현저히 낮다. 일본과 호주의 결승전이 팽팽한 접전이 예상되기 때문. 다득점이 터지는 화력전보다 신중한 경기 운영이 될 가능성이 크다. 홀거 오지크 호주 감독조차도 "일본전에서는 1-0으로만 이겨도 만족한다"고 말할 정도. 구자철이 사실상 득점왕을 예약했다고 봐도 무방한 이유다.
구자철이 득점왕을 차지할 경우 1960년 조윤옥, 1980년 최순호, 1988년 이태호, 2000년 이동국에 이어 한국 선수로서는 11년 만에 아시안컵 득점왕으로 이름을 올린다.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