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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오련 아들 조성모 "평생 울 것 다 울었어요"(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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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오련 아들 조성모 "평생 울 것 다 울었어요"(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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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전 국가대표 수영선수이자 '아시아의 물개' 故 조오련의 아들 조성모(25)는 100일 만에 딴사람이 됐다. 얼굴 주변을 맴돌던 무겁고 어두운 기운이 날아갔고, 불필요하게 몸을 감싸고 있던 '살'이라는 우울의 더께도 몇 꺼풀 벗겨냈다. 한결 밝아졌고 한층 가벼워졌다.

SBS '놀라운세상 스타킹'을 통해 114kg의 체중을 78kg으로 감량해 화제를 모은 조성모가 '까도남'(까칠한 도시 남자)으로 변신했다. 그가 되찾은 건 잃어버렸던 턱선 뿐만이 아니었다. 1년 넘게 그의 얼굴에서 사라졌던 웃음도 함께 찾았다. '폭풍 다이어트'를 통해 다시 '제2의 인생'을 활짝 연 조성모를 만났다.


조오련 아들 조성모 "평생 울 것 다 울었어요"(인터뷰)

◇"대표팀 훈련보다 몇 배나 더 힘들더라고요."


"현빈이요? 아유, 전혀 안닮았죠. 그래도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손사래를 치면서도 싫지 않은 기색이었다. 인기 드라마 '시크릿가든'의 현빈의 반짝이 트레이닝복의 코스프레를 하고 나온 그의 날렵한 모습은 장안의 화제가 됐다. 헤어스타일이며 날카로운 눈매가 현빈 못지 않았다.


사실 '스타킹' 출연은 자원한 일이 아니었다. 갑작스럽게 아버지를 잃고 그 충격에 극심한 우울증에 빠진 그가 집안에서 몇날며칠 나오지 않자 친한 후배가 몰래 지원서를 냈다. 그렇게 해서 얼떨결에 출연하게 됐고 또다른 세상을 만났다.


"모진 마음을 먹고 시작했지만, 정말 열 번 정도는 진심으로 출연한 걸 후회했어요. 그만둘까도 생각했고요.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너무 힘든 일이었거든요.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했기 때문에 자신있었는데, 대표팀 훈련보다 정말 몇 배나 더 힘들더라고요. 50일 지나고나서는 시간이 가지 않아 또 힘들었고요. 그런데 그때마다 버티게 해준 건 '이거 아니면 난 (인생에서) 힘들겠다'하는 마음이었어요. 그거 하나로 이 악물고 이겨냈죠."


조오련 아들 조성모 "평생 울 것 다 울었어요"(인터뷰) '스타킹'에 출연한 조성모의 100일간의 변천사


◇"박태환의 금메달보다 우리의 시간이 더 값지다고 하셨죠."


다이어트 코치 숀리와 함께 한 100일은 인고의 시간이었다. 지옥같은 운동 스케줄과 식이요법, 여기에 여자친구는 물론 외부인과 절대 만나지 못하는 단절된 생활이 그를 못견디게 했다. 또 하나의 위기도 있었다.


바로 다이어트 기간 중 열린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이었다. 숀리 코치는 행여나 조성모가 아시안게임 중계를 보고 예전 과거의 명성을 떠올리며 나약해져 지금껏 해왔던 운동을 중도포기하지 않을지 걱정했던 것. 솔직히 자신과 함께 대표팀서 훈련했던 박태환이 3관왕에 오르는 모습을 봤을 때 의지가 흔들렸던 것도 사실이었다. 조성모 자신이 불과 8년 전인 2002 부산아시안게임 자유형 1500m에서 아시아신기록으로 은메달을 따내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수영 스타였기 때문이다. 박태환 이전의 1500m 아시아 신기록 보유자가 바로 조성모였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때 같이 갔었거든요. 그때 태환이가 막내였죠. 그런데 태환이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보니 솔직히... 그런데 그때 숀리 선생님이 그러시더라고요. '태환이의 금메달보다 너와 나의 만남이 더 값지다고 난 생각한다'고요. 그 말씀이 정말 큰 힘이 됐어요."


조오련 아들 조성모 "평생 울 것 다 울었어요"(인터뷰)


◇"평생 울 것 다 울었어요."


지난달 12월 18일 방송된 '스타킹'. 100일간의 죽음의 다이어트를 마친 후 화려하게 등장한 그는 비만과 우울함에 찌든 조성모가 맞나 싶을 만큼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다른 도전자들 모두 기적같은 감량에 성공해 가족과 함께 기쁨과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유독 조성모 만은 단 한 방울의 눈물도 흘리지 않았다. 그 이유를 묻자 조성모는 담담하게 "평생 울 것을 다 울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2000년 어머니를, 2009년엔 아버지를 차례로 여의면서 그의 눈에서 눈물은 다 말라버린 듯 했다.


"아버지가 재혼하신다고 하셨을 때 왠지 내가 버림받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세상에 나 혼자가 된 듯한 느낌... 그때부터 우울증이 좀 시작됐는데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신 충격에 헛것이 보이고 헛소리를 하면서 증상이 더 심해졌죠. 아버지요? 많이 그립죠. 가끔 꿈에 나오시는데, 제가 늘 아버지를 끌어안고 울어요. 많이 그리운가봐요."


◇"대한해협 횡단, 반드시 약속 지키겠습니다."


어딜 가든 대한민국 최고의 수영 스타이자 전설인 아버지와 비교가 됐던 조성모. 그는 그래서 수영이 더 싫어졌다.


"나를 위한 운동이 아니라 아버지를 위한 운동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내가 왜 수영을 해야하나 회의가 들었죠. 작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바로 수영을 그만둔 것도 그런 부담감이 싫어서였어요. 하지만 이젠 달라졌어요. 힘들 때 제곁을 지켜준 여자친구도 제가 수영을 다시 시작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고, 또 아버지와 함께 하기로 한 약속도 지켜야 하니까요. 그래서 대한해협 횡단은 꼭 이루고 싶어요."


'스타킹'에 출연해 다이어트에 성공하면 대한해협을 횡단하겠다는 공언도 한 터다. 정신적, 육체적으로도 만만찮은 프로젝트이지만 무엇보다 각종 준비와 훈련에 필요한 적지않은 비용을 도와줄 스폰서가 절실히 필요하다. 현재 몇 곳에서 후원 의사를 밝히긴 했지만 아직 뚜렷하게 가시화된 곳은 없어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당연히 다시 수영 시작해야죠. 그리고 대한해협 횡단에 성공하고 싶어요. 지켜봐주세요." 20대 중반의 나이에 많은 부침을 겪은 조성모. 그의 새로운 도전이 값진 성공으로 열매맺기를 기대해 본다.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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