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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되풀이되는 청와대 인사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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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인사는 결국 실패로 끝났다.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를 집권당이 청문회도 열기 전에 사퇴 요구한 것은 전례없는 일이다. 놀랍지만 '정동기 파동'은 예견됐던 일이다. 정부 고위직의 인사 기준은 정책 수행 능력 못지않게 자리에 걸맞은 흠결 없는 도덕성을 갖추었는지,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는지가 우선돼야 한다. 대통령의 측근 여부,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을 다른 기준보다 앞세우면 검증이 제대로 될 리 없다. 지난 10일간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를 둘러싸고 벌어진 논란은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인사가 낳은 결과다.


이명박 정권의 인사 파동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출범직후인 2008년 2월 '고소영' '강부자' 내각이라는 비판 속에 박은경, 이춘호 장관 내정자가 낙마했다. 2009년에는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가 '스폰서 검사'의 불명예를 안고 사퇴했다. 지난해 8월에는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를 비롯해 신재민, 이재훈 장관 내정자가 줄줄이 물러났다.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등 도덕성이 문제가 됐다.

청와대는 김 총리 후보자 등의 낙마 이후 모의 인사 청문회를 도입하는 등 인사 검증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다짐했다. 자기 검증 항목도 150여개에서 200개로 확대해 도덕성의 잣대를 보다 엄격하게 적용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정 후보자 논란에서 보듯 달라진 게 없다. 되풀이 되는 인사파동에도 국민과 소통하는 인사가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교훈을 얻지 못한 결과다.


정 후보자는 애초 결격사유가 많다는 지적을 받았다. 대검 차장에서 물러난 즉시 법무법인에 취업, 7개월간 7억원의 소득을 올려 전관예우 논란을 불렀다. 부동산 투기 의혹에 민간이 사찰 파문 연루설도 따랐다. 독립성을 생명으로 하는 감사원장에 대통령 '비서' 출신을 앉히겠다는 건 더더욱 옳지 않은 일이다. 청와대가 사전에 정 후보자의 하자를 거르지 못했다면 무능한 것이요, 알고도 지나쳤다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한나라당이 여론을 들어 정 후보자에 대해 부적적 의견을 낸 것은 당연한 결정이다. 여론의 엄중함, 국민들이 요구하는 공직자에 대한 엄격한 잣대를 청와대는 직시해야 할 것이다. 청와대가 이런 인사를 되풀이 한다면 국민의 외면과 조기 레임덕은 불보듯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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