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김모(50ㆍ서울 강남구)씨는 가맹본부를 통해 샤브샤브 가맹점 계약을 체결했다. 가맹본부는 완벽한 인테리어 공사와 전단지 및 홍보물 배포, 도우미 고용 이벤트 등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해주겠다고 약속하면서 공사비, 가맹금, 홍보비 등 2억원이 넘는 금액을 요구했다. 김씨는 이를 철석같이 믿고 금액을 지불한 후 공사에 들어갔다.
그는 공사과정에서 기존 설계도면상 대기실로 시공된 공간을 다른 용도로 재설비해달라고 요구했다. 가맹본부는 개업을 한 후 개조공사를 해줄테니 우선 영업을 시작하라고 권유했다.
하지만 가맹점을 오픈 한 이후에도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홍보 도우미를 통한 이벤트 행사로 진행되지 않았다. 특히 인테리어 공사 내용도 당초 약속과 다르게 마감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김씨는 가맹본부와 분쟁 끝에 결국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소송 과정에서 대부분의 청구가 기각당했다. 인테리어 시설비가 과다하거나 창고 개조 및 홍보 도우미 고용 이벤트를 가맹본부가 약정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는 이유였다. 때문에 이미 지급한 가맹금 역시 당초 계약서에 존재하는 불반환 약정으로 인해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다.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가맹점 사업자와 가맹본부 사이의 법률 관계에 대한 판단 근거와 기준은 우선적으로 당사자간 체결한 가맹계약이 된다. 원칙적으로 일방에 불리한 내용의 계약이라도 당사자간 합의에 이르면 구속력을 가지게 돼 각 당사자는 향후 그에 따른 이행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계약은 지켜져야 한다(pacta sunt servanta)'라는 로마시대 법언이 있다. 계약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표현해주는 말이다. 계약은 신중하게 체결해야 하고, 일단 계약을 체결하고 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된 대로 이행돼야 한다는 의미다.
가맹계약에 포함된 조항 중 그 내용 여하에 따라서는 불공정한 약관조항에 속하는 것이어서 효력이 부인되는 경우도 있다. 또 가맹사업공정화에 관한 법률의 내용에 위반되는 조항들도 마찬가지로 무효라고 판단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가맹본부를 상대로 장기간의 분쟁을 해야하며 불공정성 등을 적극적으로 입증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소송 등을 거칠 경우의 시간과 경제적인 부담 역시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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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가맹사업공정화에 관한 법률에서 가맹계약의 내용에 포함돼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는 사항만이라도 그 내용과 유불리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특히 가맹사업본부의 설명이나 약속 중에 계약서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이 있다면 반드시 특약으로 계약서의 내용에 포함시켜야 한다.
☞ 글/ 전태석 변호사(wisenwise@gmail.com)
- 법률사무소 해솔, 제38회 행정고시, 제45회 사법시험, 現 공정거래조정원 가맹사업분야 상담변호사, 現 서울지방변호사회 소비자보호특별위원회 위원.
김대섭 기자 joas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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