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경색 환자에게는 위험할 수도
[아시아경제 김민경 기자] 미국에서 부정맥을 제거하기 위한 제세동기(defibrillator) 이식이 남용되는 건수가 전체의 22%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4일 미국 의사협회보(JAMA)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2006년 1월부터 2009년 6월까지 미국 1227개 병원에서 시행된 제세동기 이식 11만1707건의 기록을 검토한 결과 22.5%는 수술이 불필요한 상황이라는 협회 지침에 따르지 않고 행해졌다.
이 수술은 제세동 기기비, 병원비 등을 합쳐 3만~4만달러(약 3375만원~4500만원) 이상이 소요된다.
2만5000건이 넘는 불필요한 수술 환자 중 대부분은 64세에서 68세 사이의 고령자였으며, 아프리카계와 중남미계 환자가 백인 환자보다 더 많았으나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에 따르면 이렇게 불필요하게 제세동기를 이식한 환자들의 사망률은 0.57%로 지침과 일치한 환자들의 0.18%보다 훨씬 높았으며, 합병증도 더 많이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불필요한 수술 중 37%는 심근경색을 일으킨 지 40일 이내의 환자에게 행해졌다. 연구를 주도한 사나 알카팁 박사는 심근경색 환자들에게 제세동기를 이식하는 것은 합병증 발병률을 높이는 등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의사들이 불필요한 제세동기 이식을 시행하는 이유에 대해 알카팁 박사는 의사들이 지침의 근거를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거나 아예 지침을 모르는 경우도 있으나 단지 환자를 돕는다는 생각으로 시술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 수술이 심장에 전극선을 연결해야 하는 간단치 않은 수술이라며, 환자들이 제세동기 이식을 권유받을 경우 의사에게 '지침에 부합하는 경우인지', 그리고 시술자가 전기생리학자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당부했다.
김민경 기자 sky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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