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은행 지급준비율 인상, 금리인상 등으로 강도 높은 긴축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중국이 올해도 지난해 처럼 고성장을 통해 세계 경제 회복의 촉매제가 될 수 있을까. 또 지난해 급성장한 경제와 달리 미끄럼틀을 탄 중국 주식시장은 올해 반전이 가능할까.
중국 선인완궈(申銀萬國)증권연구소의 두 명의 경제ㆍ증권 전문가 멍샹주엔(孟祥娟) 이코노미스트와 위엔이(袁宜) 애널리스트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 경제가 올해 9.6%의 성장을 이뤄낼 것이고 주식시장은 '전약후강'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제성장률 9.6%, 위안화 절상폭 5% 예상 = 멍샹주엔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9.6%,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4.5%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출 증가세는 다소 둔화되겠지만 대신 내수 소비가 늘고 투자가 안정적으로 이뤄지면서 경제성장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정부의 각종 유동성 흡수 정책이 효과를 발휘해 올해 상반기에는 1분기 CPI 상승률이 5%를 초과하는 등 인플레 압력이 불가피하겠지만 하반기에는 꺾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통화정책으로는 추가 금리 인상과 지준율 인상을 예상했다. 멍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전체 예금 금리는 3.5%까지(현재 2.75%), 은행 지급준비율은 20%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절상도 올해 속도를 낼 전망이다. 멍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예상 위안화 절상폭은 5% 수준"이라며 "위안화 절상은 수입 물가를 낮추는데 영향을 줘 인플레 압력을 어느 정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정부는 위안화 절상으로 중소기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만큼 기업들이 어느 정도 감당해 낼 수 있는지를, 또 위안화절상으로 단기투기자금 '핫머니'가 유입될 수 있는 위험에 대해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멍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경제 대국 자리에 오른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기 위해서는 2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중국은 현재 일본의 60년대 중기, 한국의 80년대 말 경제 상황과 흡사한 모습이며 향후 10년간은 고속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향후 미국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을 2.5% 수준이라고 가정할 때 2030년 이후에나 미국을 추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中 증시 올해는 '전약후강'= 위엔이 애널리스트는 현재 중국의 주식시장을 둘러싼 환경에 대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는데다 부동산가격이 여전히 통제되지 않고 있고, 정부의 지속적인 시장 개입 및 신용대출 규제가 나타나고 있다"며 "또 투자자들은 성장 전망을 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주식시장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이러한 상황은 최근 3개월 동안 집중되고 있다"며 올해 초반에 주식시장에 상승 흐름이 주춤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위엔 전략가는 ▲인플레이션이 통제 수준을 벗어나거나 ▲부동산가격이 오름세를 지속하는 경우 ▲은행 지급준비율 인상, 금리인상 같은 긴축정책 등을 주식시장의 상승 발목을 잡는 리스크 요인으로 제시하며 이와 같은 리스크가 해소될 때 비로소 주식시장이 상승 흐름을 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의 긴축정책이 쏟아지면 경제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기 마련이지만 물가와 부동산가격이 통제된 후에는 반대로 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가 싹들 수 있다"며 하반기에 주식시장에 상승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정부의 각종 규제로 힘든 시기를 보낸 부동산주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주식시장에 물량 부담을 안겨줄 만큼 쏟아졌던 기업공개(IPO) 열풍에 대해서는 올해에도 중소기업 시장과 차스닥에서 IPO 붐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올해 A주 시장이 IPO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 규모는 2000억위안을 넘지 못하겠지만 중소기업 시장과 벤처기업이 몰린 차스닥시장에 IPO가 집중되면서 전체 규모는 5500억위안 정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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