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대북전문가들은 북한의 신년사설에 대해 "지난한해가 남한에는 도발, 미국에는 핵보유 위협을 기조를 다진 해였다면 올해는 원조를 위한 평화공세 수순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군 관계자는 3일 "북한은 올해 군부 내부적으로 결속을 다지고 군사회담제의 등 평화공세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며 "2012년의 강성대국 진입을 1년 앞둔 시점에서 주민들에게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데 군사부분에서도 이런 성과를 도출하려는 전술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노동신문·조선인민군·청년전위 등 3개 신문 공동사설 형태로 발표한 신년사에서 "북남 사이의 대결 상태를 하루 빨리 해소해야 한다"며 "대화와 협력사업을 적극 추진시켜 나가야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의 반응은 '시큰둥'=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이 대화의 추진의지를 표명했다"면서도 "남남갈등 조장을 위한 선전선동에 주력했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나타냈다. 국방부도 "대결상태 해소를 이야기하면서도 군사적 대비태세를 강조했다"며 "진정성이 의심스럽다"고 일축했다.
안보당국은 신년사설를 통한 북한의 대화제의가 위협을 동반한 전형적인 대남이중전술이라는 판단이다.
실제로 지난 2009년에도 신년사설에서 '한반도 비핵화 실현', '동북아평화'등을 언급했지만 4월 장거리로켓발사에 이어 5월에는 2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2010년 신년사에서는 '남북관계개선', '민족협력'을 강조했다. 하지만 3월 천안함폭침에 이어 11월 연평도 포격사건이 일어났다.
국책연구소 연구원은 "북한은 군사적 긴장감을 극대치로 끌어올린후 대화를 통해 경제적 이익을 챙기려는 방법을 반복하고 있다"며 "지난해 강대강 군사적 맞대응이었다면 올해는 대화로 지원요청은 물론 경제대국을 외치며 내부민심 다지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성대국 외친 북한의 속내는= 이번 신년사설에는 '경공업'과 '인민생활'이란 말을 반복했다. '경공업'이란 단어가 21차례, '인민생활'이 19차례 등장한다. '김정일' 8차례, '선군' 14차례보다 많다. 사설 제목도 작년에 이어 경공업을 강조했다. 올해 제목은 '올해에 다시 한번 경공업에 박차를 가하여 인민생활 향상과 강성대국 건설에서 결정적 전환을 일으키자'다. 말 그대로 경제적 성과달성을 약속하고 이를 통해 후계체제에 대한 주민들의 지지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 지도부의 속내다.
통일부 관계자는 "핵과 군사적 도발 후 대화를 통해 지원요청을 하겠지만 안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져 자력갱생을 외치는 것"이라며 "올해는 강대강 군사적 대결보다는 대화를 제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군사적 긴장감 풀리나= 전문가들은 북한이 공동사설에서 인민군대와 관련, 예년과 달리 "당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자", "군민단결"이란 표현을 사용한 것은 김정은으로의 후계확립이 여전히 과도기 상태이고 군대와 주민들의 의식 수준에 큰 차이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작년 식량난 등으로 탈영한 군인들이 속출하는 등 군 기강 이완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다 "인민군대는.. 군인기질, 군인문화로 사회를 선도하는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고 한 표현은 군의 사회적 통제역할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관측하고 있다. 또 "긴장한 정세의 요구에 맞게 전투훈련을 실전과 같이", "전쟁관점과 멸적의 투지를 안고 고도의 격동상태를 견지해야 한다"는 등의 표현은 군사적 긴장상태를 계속 유지할 것임을 의미한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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