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25일 시작된 구제역 예방 접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돼지를 길러 농가에 넘기는 '종돈장(種豚場)'에서까지 구제역이 발생해 방역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또 강원도에서는 구제역이 횡성에 이어 최전방지인 철원까지 퍼졌고 경기 여주에서는 구제역 의심증상을 보이는 돼지가 발견돼 방역당국이 매몰 처분했다. 지금까지 매몰 처분된 가축은 37만 마리에 이른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6일 "전날부터 경북의 안동과 예천, 경기의 파주, 고양, 연천 등 5개 지역에 대한 예방백신 접종을 일제히 시작했다"고 밝혔다.
접종 대상을 지역별로 보면 ▲안동 1446농가 1만7000마리 ▲예천 4106농가 4만7000마리 ▲연천 396농가 1만8000마리 ▲파주 723농가 3만1000마리 ▲고양 345농가 2만마리 등이다. 모두 7016농가의 한우 13만3000여마리가 대상이다.
구제역이 처음 발생해 피해가 심한 안동은 전지역, 나머지 지역은 구제역 발생농가를 중심으로 10km이내의 한우가 접종 대상이다. 강원도는 접종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24일부터 계속된 맹추위로 일부 지역에서는 기온이 오르기를 기다렸다가 접종을 시작하거나 일부 농가의 반발 등으로 다소간의 차질을 빚기도 했다.
접종에는 농식품부,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200개팀 800여명이 참여했으며 앞으로 열흘간 접종이 계속된다. 접종을 실시한 지역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면 발생농장의 가축만 매몰된다.
접종뒤 정밀검사를 거쳐 구제역에 걸리지 않았다고 확인되면 도축장 출하 및 거래가 가능하며 마지막 예방접종 또는 구제역 발생 뒤 2주뒤부터 정밀검사가 시작된다.
정부는 접종 대상 이외 지역에 대해선 종전대로 매몰 방식으로 대처하되 구제역 확산여부에 따라 추가 접종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방역 당국은 예방 접종이 끝나면 지금처럼 구제역이 무차별적으로 확산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보름 정도가 이번 구제역의 추가 확산 여부를 가늠할 중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앞서 24일 구제역이 경북, 경기, 강원, 인천 등 4개 시도로 확산된 가운데 대규모로 돼지를 기르는 경북 영천의 '종돈장'에서도 구제역이 확인돼 전국적 확산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돼지 구제역은 소에 비해 감염력이 3000배까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구제역에 감염된 이 종돈장의 돼지가 전국 각지로 퍼져 나갔다면 구제역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이기 때문이다.
또 25일엔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관우리의 한 한우 농가가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아 기르고 있던 소 280마리가 매몰처분됐다.
경기 여주군에서는 구제역 의심 증상을 보인 돼지가 발견돼 방역당국이 예방적 차원에서 매몰 처분했다. 다만 이 농장은 원주와의 역학적 인과관계가 있다는 조사 결과에 따라 매몰처분 한 만큼 구제역 건수로는 잡지 않았다.
한편 지난달 29일 경북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은 지금까지 의심신고 79건 가운데 경북 안동·예천·영주, 경기 파주·고양·가평·김포, 강원 포천·평창·춘천, 인천 강화 등 4개 광역시·도, 21개 지역, 52건이 구제역 양성 판정이 내려졌다. 이로 인해 소·돼지 등 살처분될 가축은 37만 마리에 이른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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