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안혜신 기자] 유럽 은행권이 올해 매출 부진으로 인해 보너스를 받지 못할 전망이다. 반면 월가(街)는 금융위기 전 수준을 아직 회복해지 못했음에도 보너스 파티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19일(현지시간) 헤드헌팅업체 암스트롱인터내셔널에 따르면 10명 중 1명 이상의 유럽 은행권 종사자가 올해 보너스를 받지 못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르면 유럽 대형 은행의 올해 보너스 한도(bonus pool)가 전년 대비 20~30% 줄어들 전망이다.
올해 금융권 거래실적이 줄면서 매출이 크게 늘어나지 못한데다 영국을 시작으로 프랑스 등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보너스세 도입 등이 보너스 감소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빈스 케이블 영국 산업부 장관은 이날 "만약 금융권이 올해 보너스 시즌에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세금 징수에 들어갈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특히 중간 간부들은 보너스가 전년 대비 50% 가량 삭감되는 등 가장 큰 피해자가 될 전망이며 주식과 채권 등에서 두각을 보이며 은행 매출 신장에 크게 기여한 최고 영업인들의 보너스도 15%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인수·합병(M&A) 전문가들 역시 올해 M&A 시장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25~35% 줄어든 보너스 봉투를 받아들 것으로 보인다.
매튜 오스본 암스트롱 관계자는 "올해 보너스는 전례없는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면서 "은행권 내에 최대 매출을 올린 사람들과 하위급 직원에게만 보너스를 지급하고 중간 간부들에게는 보너스를 지급하지 말자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와 대조적으로 올해 미국 은행권은 지난해 기록했던 부진을 털어내면서 또 다시 돈잔치를 벌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토마스 디나폴리 미국 뉴욕주 감사관이 지난 16일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분기까지 월가 투자은행이 벌어들인 금액은 214억달러로 사상 두 번째 큰 규모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월가 보너스 규모 역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골드만삭스는 로이드 블랭크페인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에게 그동안 미룬 보너스 1억1130만달러를 지급하기로 결정하는 등 보너스 잔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안혜신 기자 ahnhye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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