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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특기생 "약(藥)일까, 독(毒)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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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선수 영입 학사관리 봐주고, 선수들은 '학교 홍보'..."진정한 상아탑은 어디에?"

골프특기생 "약(藥)일까, 독(毒)일까~" 이보미의 오른쪽 팔에 붙어있는 건국대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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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골프고등학교가 있습니까?"

'골프고등학교'라는 말에 일본 골프업계 관계자가 깜짝 놀랐다. 일본은 어려서 골프선수가 되려면 아예 학업을 중단해야 한다. 전문성을 택한다면 일찌감치 골프장에 취직해 골프를 배워야 한다는 이야기다. 미국 역시 중고등학생은 수업을 마친 뒤 방과 후 활동만 가능하다. 한국은 그러나 골프고등학교는 물론 대학의 골프학과에 이어 아예 골프대학까지 설립됐다. 과연 약(藥)일까, 독(毒)일까.


▲ "골프전문가가 될래요"= 국내에는 골프학과가 있는 대학만 60여 곳에 이른다. 가히 '골프학과 전성시대'다. 교과 과정은 선수육성보다는 당연히 관련 산업 종사자 육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선수 지도와 골프장경영 및 코스관리, 골프용품 등 일반적으로 관련 산업 전반에 걸친 커리큘럼으로 구성돼 있다.

골프학과를 비롯해 골프지도전공, 시스템학과, 골프경영학과 등 학과도 다양하다. 용인대와 호서대는 4년 과정의 골프학과가 개설돼 있고, 연세대와 고려대, 경희대, 건국대, 한양대 등은 골프관련학과를 운영중이다. 골프특성화대학인 한국골프대학은 내년 3월 강원도 횡성군에 설립된다. 골프지도학과 등 3개 학과를 개설해 120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입시는 대회 입상 경력이나 자격증이 있으면 수시모집이 유리하다. 교육과정은 골프스윙론 등 골프 기술을 비롯해 설계시공학과 코스관리, 골프산업마케팅 등 코스매니지먼트가 핵심이다. 장비와 관련한 클럽피팅, 이밖에 골프경기운영법과 골프멘탈, 캐디 실습 등도 배운다. 졸업 후에는 골프지도자와 골프전문경영인, 피팅전문가 등으로 진출할 수 있다는 학교 측의 설명이다.


▲ 골프대학, "스타선수를 영입하라"= 하지만 일반 학생들이 골프와 관련해 소위 명문대학을 가기는 쉽지 않다. 대학은 통상 골프전문가를 육성하기 보다는 스타선수를 통한 학교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대학에서 골프를 전공한다고 해서 다른 과정 없이 졸업 후에 곧바로 골프지도자나 골프장 경영인, 코스설계가가 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대학들은 실제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올릴 때마다 학교의 인기가 '쑥쑥' 올라가는 '선수 마케팅'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국내 4관왕' 이보미(22 하이마트)와 '일본 4관왕' 안선주(23), '미국 2관왕' 최나연(23ㆍSK텔레콤) 등이 모두 재학중인 건국대가 대표적이다. 올 시즌 최고의 효과를 얻었고, 광저우아시안게임 '2관왕' 김현수(18ㆍ예문여고3)가 골프지도전공에 수시합격해 전망도 밝다.


연세대도 만만치 않다. '세계랭킹 1위' 신지애(22ㆍ미래에셋)를 비롯해 한국인 최초로 일본프로골프 상금왕에 오른 김경태(24), '최연소 PGA멤버' 김비오(20ㆍ넥슨)와 강성훈(23), 김도훈(21ㆍ넥슨) 등 스타들이 즐비하다. 여자 선수들은 김송희(22ㆍ하이트)와 양수진(19ㆍ넵스), 유소연(20ㆍ하이마트), 최혜용(20ㆍLIG) 등이 소속돼 있다.


▲ 학교는 "간판에 불과해?"= 스타선수의 대학 재학은 그러나 커다란 문제점도 내포하고 있다. 프로 선수의 경우 1년 내내 투어에 참가하느라 당연히 수업을 제대로 들을 수 없고, 매번 과제물을 제출하기도 불가능하다. 결과적으로 학교 당국은 출석이나 학점 등 학사관리에 대한 편의를 봐주고, 선수들은 대신 몸에 학교 로고를 부착해 의무적으로 학교 홍보에 나서야 한다.


미국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 조차 스탠퍼드대학을 중도에 포기하고 프로 무대를 선택할 만큼 학사 일정이 까다롭다. 우즈와 동문인 재미교포 미셸 위(21ㆍ한국명 위성미)도 투어를 위해 휴학을 했고, 올해는 학업과 투어를 병행하느라 고전하고 있다. 지난 10월 LPGA하나은행챔피언십 기간에는 기말고사와 겹쳐 경기 후 온라인으로 시험을 치르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반면 선수들이 수업을 받지 않아도 졸업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대학이 인기에 영합해 '상아탑'으로서의 역할을 스스로 포기하고 있는 셈이다. 학교 관계자는 "선수들에게 로고를 달도록 요구하는 대신에 장학생 선정, 학사관리 등의 혜택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골프뿐만 아니라 한국의 모든 엘리트스포츠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손은정 기자 ej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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