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만 골라 바가지·욕설 등 한국 이미지 실추 앞장...인천공항공사 방조 의혹도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인천공항을 '장악'한 콜밴 기사들이 이미 인천공항에서 외국인들을 상대로 폭행ㆍ폭언과 바가지를 일삼는 등 '악명'이 높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인천공항공사가 이들에게 월 정기 주차권을 발급해줘 사실상 이들의 활동을 묵인했다는 의혹도 제기되는가 하면 인천공항 일대에서 영업하고 있는 불법 주차대행 업체들도 사실상 '조폭'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어 단속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4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인천공항에서 사실상의 '조폭'으로 군림하던 콜밴 기사 정 모(52)씨 일당은 지난 2008년 미국인 A씨를 폭행해 처벌받았다. 한국인으로 미국 국적으로 갖고 있어 국내 한 미군기지에서 카추샤로 근무하던 A씨는 정 씨 일당이 한 외국인을 상대로 호객 행위를 하는 것을 보고 말리려다 정 씨 일당에게 폭행당해 중상을 입었다.
정 씨 일당은 "니가 뭔데 말리느냐"며 A씨를 공항 지하 주차장으로 끌고가 무자비하게 폭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또 평상시 국내 물가 및 요금 수준을 잘 알고 있는 내국인 대신 주로 한국 물정을 잘 모르는 외국인들을 타겟으로 호객행위를 하면서 바가지를 씌워 왔다.
특히 한국어를 잘 모르는 외국인들에게 욕설과 반말을 일삼아 대는 등 대한민국의 대표적 관문인 인천공항에서 한국의 첫 이미지를 악화시키는데 '1등 공신'을 하는 등 악명이 자자했다.
사실상의 '조폭'을 결성하고 인천공항을 장악했지만 이를 숨기기 위해 조직의 이름과 활동 내용을 비밀로 하는 등 범행 수법도 치밀했다.
이들을 수사하고 있는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정 씨 일당이 입국장 별로 조를 나눠 활동하고 삐끼와 기사, 두목과 행동대장 등으로 나뉘어 수수료를 상납받는다는 얘기도 있다"며 "그러나 이들이 조직폭력배로 처벌받는 것을 두려워 해서인지 그 부분에 대해선 절대 비밀로 하고 진술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로부터 저렴한 월 주차권(10만원)을 발급받는 등 '비호 내지는 묵인'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상주기관ㆍ업체 관계자들에게만 발급되는 공항 정기주차권을 이들에게 발급해 줘 인천공항에서의 불법 영업 행위를 방조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운영된 주차시스템의 경우 신분증과 차 번호를 대조하는 시스템이 없어서 혹시 월 주차권 발급이 가능했을 지는 모르지만 교체된 새 주차시스템에선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라며 "이들의 불법영업행위를 방조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또 인천공항을 담당하고 있는 인천공항경찰대가 장기간 이들의 행태를 잘 알고 있었으면서도 본격적인 단속에 나서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인천공항 일대의 무허가 주차 대행 업체들도 이들과 비슷하게 조폭 출신 또는 조폭성 인사들이 장악하고 있으면서 각종 불법 행위를 자행하고 있어 단속과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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