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강경록 기자]KBS2 수목드라마 '도망자 Plan.B'(이하 도망자)가 8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9월29일 첫 방송된 '도망자'는 방송 전부터 국내는 물론 해외에 까지 큰 관심을 받았던 작품이다. 화려한 출연진과 역량 넘치는 제작진이 다시한번 뭉쳤다는 것만으로도 큰 화제를 모았다. 첫방송 시청률 20%는 이에 대한 기대감의 반증이었다.
하지만 소문난 잔치였을까. 수많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은 냉정하게 등을 돌렸다.
드라마 제작사인 도망자에스원문전사의 안형수 대표는 아시아경제신문 스포츠투데이와 전화 인터뷰에서 "준비기간이 짧았다. 이번 기회를 통해 기획 기간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한번 깨달았다"며 촉박했던 준비 기간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도망자'를 실패작이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대답은 No다. 비록 시청률 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중요한 것들을 얻었다. '도망자'는 국내 드라마 제작에 있어 네가지 의미있는 성과를 남겼다.
첫번째는 해외 시장에서 한국 드라마의 위상을 재확인했다는 것이다. 안형수 대표는 "드라마를 촬영하는 내내 한국 드라마에 대한 해외의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너무 좋았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현지 프로덕션과 배우들이 한국 드라마에 대한 인식이 좋아 촬영 뿐 아니라 협조가 원활했다"며 "앞으로 국내 드라마가 해외 촬영에 적극 임한다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는 곧 한국 드라마의 경쟁력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뜻이다. '도망자'의 주요 촬영지가 국내가 아닌 해외였음에도 불구하고 각국 도시별 지자체와 프로덕션, 해외 배우들의 협조가 아무 잡음없이 원활하게 이뤄졌다. 이는 곧 한국 드라마가 점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어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해외 프로덕션과 배우, 그리고 아시아권 주요 자자체들과 협조는 우리드라마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또 하나의 중요한 열쇠를 제시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또하나는 한층 업그레이드 된 PPL(간접광고) 기법이다.
국내 드라마의 경우 주요 수익원은 광고, 판권, PPL, 기타 수익원들이 있다. '도망자'와 같은 100억 원이 넘는 블록버스트급 드라마의 경우는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못하다.
하지만 저조한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적자 폭은 생각외로 미미하다. 그 이유는 PPL에 있다. 기존 드라마와는 달리 '도망자'는 단순 노출이 아닌 컨셉트 회의와 극 전개와 직접 연관관계를 형성하며 간접광고 효과를 극대화했다는 평가다.
이에 안 대표는 "광고주, 대행사와 긴밀하고 유기적으로 협의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며 "차양막을 걷어내는 장면이나 필리핀에서 차량을 수리하는 장면 등과 같이 사전에 철저한 기획과 사전 협의를 통해 신을 만들었다"고 귀띔했다.
특히 안 대표는 "이는 국내 드라마에 많은 의미를 부여한다"며 "기존 드라마도 PPL을 하지만 '도망자'와 같이 다양한 시도와 기획을 통해 나오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비록 '도망자'가 국내 흥행에는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그 의미가 퇴색되는 것은 아니다. '도망자'가 선보인 새로운 시도와 도전은 향후 국내 드라마 제작자 및 관계자들이 한번쯤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스포츠투데이 강경록 기자 r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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