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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전망]삼성전자와 2000, 그리고 옵션만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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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지난달 옵션만기일 충격을 맞은지 한달이 안돼 코스피지수가 제자리로 돌아왔다. 종가기준 올해 연고점은 옵션만기일 전날인 11월10일 기록한 1967.85다. 전날 마감지수 1962.52와 불과 5포인트 차다. 이 사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과 중국의 긴축 우려, 유럽의 재정위기 재부각이라는 대형 악재들이 발생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선전이다.


선전의 중심엔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미국의 2차 양적완화(QE2)로 인한 유동성 효과가 있다. 특히 북한의 연평도 도발때는 연기금을 비롯한 국내 기관의 지수 방어 노력이 증시 충격을 최소화시켰다.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로 국내 증시는 놀라운 복원력을 보여주며 3년여만에 2000을 눈앞에 뒀다.

종목별로는 단연 삼성전자다. 7월말 이후 4개월동안 소외받던 삼성전자는 11월부터 시세를 내기 시작했다. 11월초 74만원선이 무너지기도 했던 삼성전자는 최근 90만원 시대를 열었다. 전날 장중에는 92만1000원까지 올랐다. 코스피시장의 11%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급등세는 1950선에서 주춤하던 지수를 1960대까지 밀어올렸다.


지수가 1950선을 재돌파한 이후 오른 종목보다 내린 종목이 더 많다. 개인들은 계속 차익실현 중이고, 펀드 환매도 다시 늘고 있다. 기관과 개인이 경쟁적으로 산 삼성전자만 급등하고 나머지는 제자리 걸음을 보이고 있는 게 지금 증시다. 삼성전자 하나에 의지해 연고점 근처까지 오른 셈이다.

비록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주 위주의 쏠림현상이 심하지만 이것이 지수의 발목을 잡을 것 같지는 않다. 증시 주변 여건은 산타랠리를 기대할 만큼 우호적으로 바뀌었다. 중국의 긴축과 유럽문제보다 미국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자들에게 더 어필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쏠리고 있는 기관과 외국인의 매기가 다른 경기민감주로도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유동성 확장의 수혜업종인 에너지, 건설, 증권업종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하다.


그럼 이제 2000 돌파를 자축할 축배를 들어야 할 시간일까. 최근 5주간 아찔한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삼성전자에 대한 국내 증권사들의 시각은 길게 보면 아직도 싸다는 것이다. 4분기 이익은 3분기보다 감소하고, 내년과 2012년 이익도 올해보다 감소하겠지만 내년 이후 실적이 예상보다는 좋아질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연간 영업이익이 15조원을 넘는 회사가 시가총액 130조원대 이상을 받을 가치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삼성전자가 계속 가고, 선진국 경기에 민감한 다른 IT주들과 자동차가 뒤따르고, 풍부한 유동성 효과로 건설, 증권 등이 간다면 2000은 생각보다 쉽게 올 수도 있다.


그렇지만 마냥 상황을 낙관하는 것은 위험하다. 기존 3대 악재는 해결된 게 아니라 여전히 잠복 중이다. 단기 급등한 삼성전자도 부담이다. 최근 10년간 삼성전자가 저평가되지 않았다는 국내 증권사 보고서를 본 기억은 거의 없다. 한달새 24% 가량 오른 주가는 차익실현의 유혹을 키운다.


마침 내일이면 12월 옵션만기일이다. 지난달 만기일, 2조원 가량의 물량을 한꺼번에 차익실현한 한 외국기관의 선례는 쉽게 잊혀지기 힘든 상처다. 물론 같은 시나리오가 반복될 확률은 극히 낮지만 단기 급등한 주식은 언제나 불안하다. 신고가는 매물대가 없는 구간이기도 하지만 언제든 차익실현 물량이 쏟아질 수도 있는 구간이다.


이달 들어 공매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최근 급등을 바라보는 시장 참여자들의 인식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11월 G20 정상회의를 전후로 1000억원 수준까지 줄어들었던 공매도 금액은 12월 들어 일평균 1418억원까지 증가했다. 이는 10월 중국의 긴축우려로 국내증시가 조정을 받은 이후 최대 규모다.


일부 가는 종목만 가는 종목별 차별화와 줄어든 거래대금 등을 감안할 때 최근 상승장은 수급적으로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매도 증가는 지수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한편 이날 새벽 뉴욕증시는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감세 연장안 발표로 상승세를 보이다가 장중 감세연장에 대한 우려와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월가 내부자거래 추가 조사 소식에 막판 상승분을 반납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03포인트(0.03%) 하락한 1만1359.16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전장 대비 0.63포인트(0.05%) 오른 1223.75를, 나스닥지수는 3.57포인트(0.14%) 뛴 2598.49에 장을 마감했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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