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안보라인 교체 요구 '봇물'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정치권에서 정부의 안보라인 교체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북한의 연평도 도발로 인해 김태영 국방장관이 경질됐지만, 북한 도발의 징후에 대한 정보분석을 제대로 하지 못한 국정원을 비롯한 안보라인에 대한 비난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원세훈 국정원장은 '지난 8월 북한의 연평도 도발 징후를 파악하고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발언이 논란이 일으키면서 정치권의 교체 대상 최우선 후보에 올랐다.

여기에 미국의 웹사이트인 위키리스트가 최근 공개한 기밀 외교문건에 현 정부의 외교라인 인사들의 대북 관련 발언이 알려지면서 이에 대해 책임론도 확산되고 있다.

안보라인 교체에 대한 주장은 여당 내부에서 먼저 시작됐다.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지난 달 29일 연평도 사건과 관련 "지금 인터넷에서는 (안보라인의) 병역 문제를 거론하며 조롱하고 불신하고 있다"면서 국민적 안보 불신은 이런 점에서 출발한다"면서 "이번 기회에 안보 관계 참모 만이라도 병역 면제자는 정리해 줬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홍 최고위원은 특히 "위성장비와 첨단전자장비, 대북첩보망을 갖고도 이에 대비하지 못한 것은 대북정보 관계자의 잘못이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이라고 강력 규탄했다.

친이명계 핵심이던 정두언 최고위원도 3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부를 겨냥 "안보 문제뿐만 아니라 모든 부분에서 총체적으로 부실하다. 전반적으로 다 뜯어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사를 것은 적재적소에 유능한 사람을 배치해야 되는데, 삼류들이 많이 배치돼 있는 것이냐"면서 "능력 있는 일류들은 보통 자기 할 일을 충실하게 하지만 삼류들은 이리갔다 저리갔다 하면서 인사 청탁을 한다. 그런 사람들이 인사에 반영되면 전체적으로 부실해 진다"고 안보부실의 원인을 정부내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비전문가들에게 돌렸다.

야당내 안보정보라인 교체 요구는 더욱 강력하다. 민주당 손학규 대변은 "이명박 정부의 나사 풀린 안보태세에 기가 막힐 뿐"이라며 "(청와대는) 전문성도 없이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임명한, 안보대비 태세를 망친 원세훈 국정원장을 비롯, 안보라인 전부를 해임하교 교체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도 국정원의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전 인지 논란에 대해 "우리의 정보기능에 구멍이 뚫려있다"면서 "국정원의 정보분석에 문제가 있다면 국가정보원장이 책임을 져야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연평도 포격과 같이 우리 국토에 대한 직접적인 무력 침범사태에 대한 대비는 군의 방비태세도 중요하지만, 사전에 정보를 탐지하고 분석하는 정보 능력도 국가안보상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