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현준 기자] 24일 연평도 포격의 배후로 국내 대북 전문가들과 외신들은 김정은을 지목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서울에서 치뤄진 직후를 노려, 군 경력이 부족한 김정은의 치적을 쌓아 주기 위한 도발이란 해석이다.
◆김정은 배후설 맞다? 아니다?=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후계자 김정은의 군 장악력을 높이려는 속셈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김 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에게서 후계를 물려받는 과정에서도 1993년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등 유사한 군사적 긴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의 산케이 신문 역시 "김정은 후계체제를 위한 군사적 업적 쌓기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특히, 대내외에 공표된 김정은의 직함이 '대장' '당 군사위 부위원장'이라는 점을 주목했다. 이름에 걸맞는 경력을 쌓기 위한 도발이란 뜻이다.
김정은 후계로 발생한 내부갈등을 봉합하려는 침공이란 지적도 있었다. 송대성 세종연구소장은 "김정은 승계 이후 이를 풍자한 '곰 세마리' 노래가 주민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지지가 오르지 않자, 외부 위기를 만들어 내부결속 꾀하는 것"이라고 의도를 파악했다. 북한 주민 사이에서는 최근 남한 동요 '곰 세마리'를 "한 집에 있는 곰 세마리가 다 해먹고 있어 / 할배곰(김일성) / 아빠곰(김정일) / 새끼곰(김정은) / 할배곰은 뚱뚱해 / 아빠곰도 뚱뚱해 / 새끼곰은 미련해"로 개사해 후계를 풍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에선 김정은을 연평도 포격과 연결하는데 의문을 보이기도 한다. 지난 5월에 벌어진 '천안함 사태' 역시 내외부에선 김정은 후계가 원인이라고 추정했지만, '용의자'로 지목된 북한이 적극 반발하면서 "김정은과 관계없다"고 주민들을 입단속 시켰다. 남한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역풍이 컸던 탓이다. 이번 공격 역시 국제사회의 고립을 초래할 수밖에 없어 김정은 후계 선전에 이용하기에는 부적절하지 않냐는 지적도 나온다.
양무진 경남대 교수는 이와 관련해, "북한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김정은 후계와 연결지어서는 곤란하다"면서 "김정일 위원장이 아직까지는 군사 부문과 대남·대미 관계를 건장히 통치하고 있다는 과시적 행위로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최악으로 치닫는 남북관계=북한은 23일 공격이 끝난 4시간여 뒤인 저녁 7시, 서해상에서 남한이 도발해, 북한군이 물리적으로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공격 사실을 즉각 시인한 것이다. 북한은 작심한 듯이, "남조선 괴뢰들이 조국의 영해를 0.001㎜라도 침범하면 우리 혁명무력은 주저하지 않고 무자비한 군사적 대응타격을 계속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도 맞받아쳤다. 이산가족상봉 정례화 등을 논의하는 남북 적십자회담 무기한 연기하고, 24일 우리국민들의 개성공단 방북을 불허했다. 통일부는 개성공단과 금강산의 출입경 및 체류 인원에 대한 조정은 상황을 지켜본 뒤 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천안함 사태' 당시에도 평일기준 900명~1000명 수준의 체류인원을 절반가량으로 줄인 적이 있다.
남북이 서로 강대강으로 맞붙으면서 북한의 추가 행동이 있을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서해상 군사 행동→지하핵실험 혹은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 등으로 구성된 계획을 북한이 차근차근 밟아나가고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해 미국을 협상장으로 끌어내려 했던 계획은 한·미·일 공조로 이미 실패했고, 서해상 군사행동 역시 국제사회의 비난으로 귀결된다면 북한이 마지막 남은 카드를 또 꺼내 쓰지 않겠냐는 예상이다.
박현준 기자 hjun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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